삼성그룹이 이건희(李健熙)회장의 추가사재출연을 공식약속하는 각서 제출을 거부하고 나선 가운데 대우그룹도 건설·증권부문의 계열분리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그러나 두 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원칙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정부는 삼성그룹에 대해 「삼성차 손실은 삼성이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원칙을, 대우그룹에 대해서는 「자동차·무역을 제외한 다른 그룹은 분리·매각한다」는 원칙을 각각 관철시킬 방침이다. 금융권은 국내외 투자가들이 주시하고 있는 두 그룹의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 경우 국가신인도 하락등 파문이 예상됨에 따라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그룹 추가사재출연 삼성그룹 채권단은 이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로 삼성차 경영손실을 모두 보전하지 못할 경우 이회장의 추가사재출연을 포함한 손실보전을 약속하는 각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이회장의 추가사재출연을 약속한 적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삼성측은 지난달 8일 「삼성자동차 문제에 대한 입장」이란 발표문을 통해 『채권금융기관 손실보전에 부족할 경우 삼성과 채권단이 협의하여 원만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이는 삼성이 모두 책임진다는 것으로 보면된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채권단이 막상 이를 문서화할 것을 요구하자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시간끌기에 나서는 저의를 알 수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이에 대해 『삼성차는 삼성이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원칙에 변함없다』고 말했다.
대우 증권·건설 계열분리 대우그룹도 4일 『대우증권과 ㈜대우 건설부문의 계열분리후 매각을 검토 하지않고 있다』고 밝혀 지난달 스스로 발표했던 「자동차·무역부문을 중심으로 한 그룹 전문화」와 배치되는 입장을 보였다. 대우그룹은 『대우전자·중공업 조선부문·대우차등에 대한 외자유치를 충실히 이행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그룹 계열사중 자동차와 무역부문을 제외하고 모두 계열분리후 매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이금감위원장은 이와관련, 『(수정 재무구조개선약정이 확정되는) 11일까지 지켜보자』며 정부입장 관철에 자신감을 보였다.
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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