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YS 사무실 요구 철회해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YS 사무실 요구 철회해야

입력
1999.08.06 00:00
0 0

김영삼전대통령이 정부에 개인 사무실 마련을 위한 지원을 요구했다.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교통·통신 및 사무실 제공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국민정서로 볼 때 그의 요구는 온당치 않다. 그는 대통령직을 명예롭게 물러나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를 아끼지 않는 국가원로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는 환란을 부른 대통령이라는 멍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그는 이미 정치활동 재개를 선언하고 현실정치에 깊숙히 개입함으로써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정가에 「만찬정치」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낼 만큼 상도동 자택을 활용해 오던 그가 왜 갑자기 사무실이 필요해졌는지는 쉽게 짐작이 간다. 국민이 낸 세금, 정부의 돈으로 사무실을 마련하고 그 사무실을 토대로 정치재개를 준비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김전대통령은 본란에서 누차 지적한 바와 같이 근신해야 할 사람이다. 재임중 국가재정을 파탄내 나라를 부도위기로 몰고 갔으며, 그로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다. 그의 아들 문제도 걸려있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고 돈을 긁어모은 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 아들이 8·15 특사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여론이 좋지않다. 그 아들은 내년 총선에 출마, 아버지의 대를 이어 본격적으로 정치무대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도덕적으로는 사면되지 않는 또 한사람이 「개전의 정」 없이 정치무대에 나서는 셈이다.

김전태통령의 현실정치 개입에 대해서는 여권 일부에서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야당의 힘을 분산시켜 대여 공격력을 약화시키고, 여권의 취약지역인 영남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이런 정치적 측면을 고려하고 있다면 그는 또다시 우를 범하는 것이다. 김전대통령은 현 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하면서 현실정치에 개입하고, 정권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의 아들을 사면해주려 하고 있다. 국민은 그 묘한 상관관계에 의아해 하고 있다.

김전대통령측은 사무실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 아들의 문제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왈가왈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개입을 자제해야 한다. 「 반독재 투쟁」을 할 사람은 칠순을 훨씬 넘긴 그 말고도 얼마든지 있다. 낡은 때가 묻은 정치지도자의 퇴장은 겨역할 수 없는 대세의 흐름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