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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현장] 주부…학생…실직자…자원봉사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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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현장] 주부…학생…실직자…자원봉사 밀물

입력
1999.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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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지역에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연일 잇따르고 있다. 5일부터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은 수해복구현장을 누비며 의료 방역 쓰레기수거 제방보수 등 수재민들의 재기 희망을 북돋우고 있다.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에 사는 홍복자(39·여)씨는 자녀들과 함께 파주지역에서만 두번째 봉사활동에 나섰다. 94년부터 각종 수재민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홍씨는 이번에도 아들 박세환(14·여의도중 3), 세진(13·여의도중2), 조카 이동찬(14)군과 함께 파주시 문산읍 외기노조 아파트 수해현장을 찾아 망가진 가재도구 치우기, 쓰레기 치우기, 급식활동 등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홍씨는『이재민들에게 힘이 되기도 하지만 자녀들에게도 봉사의 참뜻을 깨닫게 해줘 큰 의미가 있다』며 『작년에는 서툴던 애들도 이제는 「어떻게 일하는 지」를 아는 베테랑이 됐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실업자들과 노숙자들도 수해복구에 동참할 움직임. 서울 북부 실업사업단은 수해지역의 요청이 있으면 즉시 집수리와 도배가 가능한 100명규모의 자원봉사단을 파견키로 했고 노숙자 다시서기 지원센터도 지원봉사자를 파견할 예정이다. 사랑의 집 짓기연합회 한국보이스카웃연맹등 각종 단체의 자원봉사 신청도 밀려들고 있다.

연천지역에서는 지난해 수해를 입었던 충남 당진군 정미면 천의1리 조중현(趙重顯·67)이장 등 주민 34명이 이날 오전 자원봉사대를 결성, 굴삭기 2대와 라면 옷가지등을 들고 5시간을 달려 청산면 대전1리를 찾았다.

천의1리는 지난해 8월 기습폭우로 제방이 유실돼 주민 1명이 죽고 가옥과 논밭이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입었었다. 조이장은 『당시 전국에서 답지한 구호물품과 자원봉사자의 고마운 손길이 복구에 큰 힘이 됐었다』며 『우리가 입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먼길을 달려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철근절단기를 생산하는 태연기계㈜ 직원 3명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자동라면조리기」와 라면 200박스를 들고 연천군 청산면 백의초등학교에서 무료급식에 나섰다.

이종학(李鍾鶴·31)씨는 『수재민들에게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 지난해 개발한 자동조리기가 생각났다』며 『올 휴가를 반납했지만 앞으로 일주일간 일류 주방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환히 웃었다.

또 하남시 자원재활용협회 회원 20여명이 청소와 재활용품 분류 등을 맡았다. 남주식(35)회장은 『연천에 주인허락도 없이 가재도구를 마구 가져가는 고물상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연천주민의 어려움을 함께하고 자원재활용 업계의 이미지개선을 위해 자원봉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4일부터 자원봉사 신청을 받은 수해복구자원봉사센터 중앙본부에는 청소년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이날까지 접수된 300여건 가운데 3분의2가 청소년들.

노상훈(17·구정고2), 노명훈(중3)군 형제는 『TV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엄마도 남원에 살던 어린시절 당했던 수해 얘기를 해주셨다. 힘들겠지만 꼭 수해현장에 가서 돕고 싶어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 조용범기자prodig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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