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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與 '3金차별화'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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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與 '3金차별화'의 오류

입력
1999.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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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후3김정치」논란으로 시끄럽다. 야당은 3김씨를 싸잡아 동렬에 올려놓고 맹비난하고 있는 반면 여권은 『현직에 있는 DJP와 퇴임한 YS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한다. 『3김을 같이 취급하지 말라』는 여권의 항변은 일면 수긍할 만하다. 『나라를 망친 YS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낸 DJP를 어떻게 한 묶음으로 매도할 수 있느냐』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문제는 현재 일고 있는 논란의 핵심이 여당의 주장처럼 3김의 능력이나 업적차이에만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수십년간 우리 정치판을 짓눌렀던 「3김식 정치행태」가 지금까지도 계속되면서 정치불신·냉소의 근인(根因)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잦은 말바꾸기, 교언영색에 가까운 변명, 지역감정 기대기, 붕당·파당 정치, 찍어누르기식 정당 운영 등등.

이를 실증해주는 사례는 멀리 있지 않다. DJP는 대선공약으로 내건 내각제 개헌 합의를 한 차례 청와대 회동의 요식절차만 거친채 일순간에 공약(空約)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뒤 현란한 말솜씨로 여론의 화살을 피하려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오늘의 현실이면서 「어제의 기록」이기도 하다. 나라를 파탄에 몰아넣고서도 지역을 볼모로 정치적 재기를 꿈꾸며 잘 있는 야당의원들을 들쑤셔놓고 있는 YS의 파렴치함도 새삼스럽지 않다. 정권욕에 얽매여 여당과 야합한 뒤 구국의 결단을 외치던 90년초 어느 날 그의 「당당함」에서 오늘의 황당한 상황은 이미 예고 됐는지도 모른다.

여권이 실패한 정권, 무능한 지도자에 대한 비교 우위를 주장하는 것으로 3김간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일은 한쪽 측면만 부각 시키는 것이다. 그보다는 의사결정구조의 민주화, 공천절차의 투명화, 지역 기득권의 과감한 포기 등을 통해 소위 「3김 정치」의 개념 자체를 바꿔버리겠다고 나서는게 국민에게는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신효섭 정치부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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