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이훈규·李勳圭부장검사)는 5일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회사채 1조7,000억원어치를 허가없이 매매해 53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세종증권 회장 김형진(金亨珍·41)씨와 상무 김정태(金廷泰·44)씨 등 10명을 적발, 김씨 등 6명을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 2명을 수배했다.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한해 동안 신동방, 한솔제지 등 30여개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1조7,000억원 어치를 헐값에 구입, 투신사에 비싼 값에 팔아 530억원의 차액을 챙긴 혐의다.
함께 구속된 대한투신 채권부장 송길헌(宋吉憲·45)씨 등 3명은 김씨로부터 회사채를 비싼 값에 사주고 1억원씩 사례비를 받았으며, 삼성증권 과장 이명기(李明基·34)씨는 김씨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2,30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해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하자 증권업 허가가 없는 ㈜세종기술투자 등을 내세워 회사채를 표면이율보다 10~18%포인트 가량 높은 할인율로 사들인 뒤 투신사에 통상 할인율(3%)보다 1~2%포인트 높게 팔아 거액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회사채, 국공채의 무허가거래는 당국의 지도·감독을 받지 않아 채권시장 질서를 교란할 우려가 크고, 투자자에게도 손해를 입힐 수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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