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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중국은 몇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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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중국은 몇개냐

입력
1999.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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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끝난 90년대초반 유엔가입 국가가 부쩍 늘어났다. 그 이유는 남북한과 소련연방에서 분리된 나라들이 신규로 가입했기 때문이다. 대만이 이 틈을 노리고 유엔의 문을 노크했다. 뉴욕에 있는 문화원을 통해 각국의 외교관과 기자들을 초청하여 「대만의 유엔가입 필요성」을 노골적으로 선전했다. 특히 대만의 원조를 받던 중남미국가들이 앞장서서 대만이 유엔회원국이 되어야 한다고 분위기를 돋우었다.■대만은 이런 운동을 벌이면서 「독립」이라는 말은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단지 대만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이 세계평화에 부합한다는 주장만 펼쳤다. 그러나 중국의 반응은 보통 신경질적이 아니었다.「유엔가입지지=독립지지」라며 대만을 옹호하는 유엔회원국들을 상대로 위협과 엄포를 놓았다. 이때 유엔기자단의 관심은 미국의 반응이었다. 미국의 올브라이트 유엔대사(현국무장관)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하나다』라는 한 마디만 했다. 유엔은 조용해졌고, 중국도 신경질을 거두었다.

■그때 외교관뿐 아니라 신화통신기자들까지 대만 기(氣)꺾기에 나섰다. 느닷없이 한국기자들을 점심에 초대하겠다며 부르더니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역사적 자료를 한보따리나 안겨주었던 기억이 난다. 『궁극적으로 중국은 대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신화사 지사장의 답이 걸작이었다. 『대만을 분리시켰던 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가 생각해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중국적인 사고와 함께 강한 설득력을 느꼈다.

■지금 대만해협은 전투기까지 비상대기하는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이덩후이(李登輝) 총통이 대만독립을 공식적으로 언급, 중국의 민감한 곳을 송곳으로 찔렀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이례적으로 발표하는 등 대만의 후견자인 미국을 겨냥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의 압박전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이런 상황일 수록 『대만문제의 해결은 다음세대의 몫』이라는 중국인들의 지혜가 새로워진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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