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에 가려 홀대받던 은행주에 다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은행주는 지난달 19일 대우사태 이후 대표적인 소외종목이었으나 3일부터 대다수가 급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주식시장에서 하나 한미 강원은행이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외환 국민 등 대부분 은행주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기업 평화은행주는 코스닥 지수까지 끌어올리며 상승행진을 벌였다.
금융지수는 전날보다 12포인트 오른 216.48. 개인의 매수세에 외국인이 가세하면서 상승폭이 커졌고, 이 여파로 증권주까지 크게 뛰었다.
이날 반등은 대우전자 힐튼호텔 등의 매각소식으로 대우문제가 원만히 해결된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은행주 강세는 개인이 이끄는 「외끌이 장세」에서 선호주라는 측면이 더 강해 보인다. 은행주와 함께 상승세인 제지 음료 제약 등도 개인 선호주란 공통점이 있다. 시장전문가들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로 인해 시장에 홀로 남은 개인이 대형 블루칩보다 중소형주 매수에 치중하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조정기에 따라 들어가면 손해볼 가능성이 큰 빅5 등 블루칩의 경우 오히려 소외종목이 되고 있다.
한편에선 과거처럼 개인이 상투잡는 장세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주가 장기적으로 크게 상승할 이유가 없어 지금의 강세는 변화의 폭도 그만큼 클 것이란 우려도 있다. 장이 폭락을 하지 않는 이상은 상투잡기는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수가 급락세를 보인다거나 기관 매도세가 대폭이면 몰라도 그렇지 않아 웬만한 악재는 장이 소화할 것이란 얘기다. 특히 은행주는 기간과 가격면에서 충분히 조정받았고 실적 대비 저평가된 측면도 있어 장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도 큰 편. 한진증권 리서치팀 김기석(金基錫)과장은 『시장이 박스권을 형성할 9월초까지는 주가상승에 큰 기대를 걸지 않은채 은행주 등을 저가분할 매수하는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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