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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경허스님 '아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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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경허스님 '아노마'

입력
1999.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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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젊어진 국립극단의 「아노마」대선사 경허 스님(1846~1912)의 삶과 삶의 벼랑 끝에 다다른 사람에게 던지는 의미가 한편의 연극으로 육화(肉化)돼온다. 국립 극단의 「아노마」.

무대는 뜻밖에도 연극 연습장. 말기암 진단을 받고 죽음을 지척에 둔 연극 배우 성환의 마지막 사투가 큰 줄기. 경허의 생을 재현한 연극 「아노마」 연습에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던 성환. 남편의 진실을 뒤늦게 알게 된 부인 미우와의 갈등과 화해가 그려진다. 이 극은 극중 극의 형식으로 현실(성환)과 과거(경허)의 시간을 자연스레 넘나든다.

해탈 장면에서의 전라(全裸) 연기는 국립극단에선 첫 케이스. 장삼을 걸치고 설법하던 경허 스님이 해탈 후 첫 법회에서 옷을 벗어 던지는 장면이다(연기 최원석·33). 구도극의 차원에서 봤을 때, 산중 수도가 아니라 저잣거리 등 대중 속으로 들어가 깨우침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연극의 새로운 경지 개척이 아닐 수 없다. 송미숙 작, 황동근 연출.

무대가 객석 쪽으로 수그러지게(10~15˚) 무대를 만들어, 무대 상황을 관객에게 보다 생생히 전달한다. 또 일상을 벗어난 실험적 의상과 다양한 음악 소재(신디사이저, 사물, 죽비, 썰매 종)의 사용 등 실험적 시도는 젊어진 국립극단의 모습을 실증한다.

불교적 깨달음을 주제로 한 이 연극에는 현재 양재동 일광사, 포이동 구룡사 등으로부터의 단체 관극도 약속돼 있다. 아노마란 29세의 인도 태자 싯달타가 출가를 결심한 직후 밤새도록 말을 달려 새벽에야 당도했다는 강 이름. 원래가 숭고하다는 뜻을 가졌던 그 강은 이후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해탈에 다다르는 관문이라는 은유적 의미로 즐겨 쓰인다. 9~14일 국립중앙극장 소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 오후 4시. (02)2271_1741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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