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상공에 형성된 구름덩어리(수렴대)가 태풍 「올가」와 만나 3일까지 500㎜이상 엄청난 폭우를 쏟을 것으로 예상된 강우량이 당초보다 적었던 것은 제트기류가 태풍의 발걸음을 재촉, 일찌감치 한반도에서 물러나게 했기 때문이다.기상청은 당초 북상중인 태풍이 기압골과 합세해 한반도 상공에 「비구름 지붕」을 형성,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 「올가」는 일본 오키나와섬 남동해상에서 지난달 30일 발생한 뒤 줄곧 중심최대풍속 30㎙, 중심기압 975hPa, 영향권을 반경 240㎞(동쪽은 480㎞)로 유지한채 한반도까지 치달았다.
그러나 한반도 북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어오는 강한 제트기류(중위도 상공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빠른 기류)가 3일 오전부터 태풍을 앞에서 끌어 당기는 바람에 중부지방에 머무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북상속도는 발생당시 시속 18㎞에서 30㎞로 빨라지더니 이날 오전부터는 무려 45㎞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영향권도 180㎞(남동쪽은 370㎞)로 약화됐다.
제트기류는 오호츠크해 방면(북동쪽)으로 강하게 흘러 태풍의 진로도 북진에서 북동쪽으로 비뀌었다. 이에 따라 태풍의 중심은 이날 오후 7시께 황해도 해주에 상륙한 뒤 4일 아침 중국 만주쪽으로 빠져나갔다.
태풍의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이같은 제트기류의 형성은 수시로 발생해 예측할 수없으나 태풍 소멸에 기여한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특히 충청도와 경북에 걸쳐 길게 형성됐던 수렴대가 태풍과 합류하지 못하고 태풍의 중심과 함께 북쪽으로 이동, 북한지역에 폭우를 쏟아부었다. 이 때문에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든 2일부터 3일까지 제주와 충북 일부지방에 400~500㎜의 폭우가 쏟아졌을 뿐 대부분 지역에는 100~200㎜에 그쳤다.
기상청은 지난해 9월28~30일 태풍 「애니」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에 최고 611㎜의 호우가 쏟아졌고, 거제에도 제5호 태풍 「닐」의 영향으로 지난달 29일 하루동안 387.5㎜의 폭우가 퍼부은 것은 이같은 제트기류의 영향을 받지않고 상공에 오래 정체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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