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TV읽기] SBS '임백천의 원더풀 투나잇'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TV읽기] SBS '임백천의 원더풀 투나잇'

입력
1999.08.04 00:00
0 0

31세 노총각 에드. 대학을 나오고도 부모에 얹혀 산다. 만사 천하태평인 비디오 가게 점원. 어느날 그는 한 사람의 24시간을 생중계하는 케이블 TV 프로그램에 우연히 캐스팅되면서 하루 아침에 벼락스타로 떠오른다. 얼마전 국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생방송 에드TV」의 줄거리이다.영화 속 이야기가 실제 현실로 나타나게 됐다. 개그 그룹 「클놈」의 로드 매니저 김종석씨는 공고 출신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다. 약 한달전 그는 한 사람의 24시간을 밀착취재하는 TV 프로그램에 캐스팅돼 뒤늦은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바로 일요일밤 10시 50분에 방송되는 SBS 「임백천의 원더풀 투나잇」의「특별기획 김종석 대학간다」 코너.

앞으로 3개월동안 매일 24시간 자신의 일상과 공부과정, 심지어 사생활까지 적나라하게 24시간 카메라에 담겨 시청자들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SBS 「원더풀 투나잇」팀은 10여대가 넘는 폐쇄회로 TV, 비디오 카메라, ENG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했다.

제작진은 『재미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영화 「생방송 에드 TV」의 설정을 참고로 했다.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담고자 하는 내용에 주목해달라』고 말한다. 어쩌면 평범 이하일 수 있는 사람이 노력을 통해 자기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영화 속 케이블 TV의 치솟는 시청률이 탐나서였을까? 「김종석 대학간다」는 「생방송 에드TV」가 비꼰 바로 그 케이블 TV 프로그램의 24시간 생중계 아이디어까지도 고스란히 차용했다. 그러면서 한 개인의 은밀한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대중의 집단적이고 천박한 호기심을 문제삼는 영화의 비판적 의식은 빼버렸다.

『연예인은 신뢰도가 떨어지고, 일반인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수 없어 연예인 매니저를 캐스팅했다』는 제작진의 말처럼, 한 개인의 대학가고 싶다는 소박한 욕망마저 통째로 재물로 삼아야 할 만큼 시청률은 뿌리칠 수 없는 메피스토텔레스의 유혹인 것일까. /황동일기자 dong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