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끌이 장세」를 주도했던 투신사들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에 나서 불안감을 주고 있다.투신사들은 2일 올들어 최고인 1,600억원의 순매도를 한데 이어 3일에도 1,07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2일의 순매도가 지난달 1일이후 한달여만인데다 이틀 연속 매도포지션으로 개인투자자 등은 주가하락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투신사들의 순매도는 시장 이탈 신호라기보다는 대우사태 불안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풍부한 자금이 간접투자시장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어 중장기적 매수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투신사 왜 매도하나 가장 큰 요인은 대우사태에 따른 불안감. 은행 등 일부 기관에서 환매가 들어오면서 신설 투신사들을 중심으로 유동성확보를 위해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투신권이 5월말부터 6월에 걸쳐 매수한 「빅5」등 대형우량주의 주가상승률이 50~100%를 달성함에 따라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식형 펀드의 약관상 유동성 자산을 1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대우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일시적으로 주식형 펀드의 유입이 정체되고 환매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만약을 대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높다. 백한욱(白漢旭)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결과적으로 대우사태와 관련한 환매자금 마련이 투신사 매도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장기는 상승국면 투신권이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국면에 들어선 국내경제여건은 양호해 증시의 상승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주춤하던 주식형 펀드 유입규모가 다시 늘고 있는 점도 투신사들이 매수로 돌아설 것이라는 반증. 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28일 2,002억원, 29일 2,456억원, 30일 397억원, 31일에는 8,069억원이 늘어나는 등 증가추세가 회복되고 있다. 투신사들의 대형우량주 차익실현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엔고(高)에 따른 수출관련주 등 테마 관련주의 경우 매도규모보다 매수규모가 여전히 더 많은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나인수(羅仁洙) 한국투신 주식운용부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 급등락이 심해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기업실적이 좋으면서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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