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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MBC '한국100년-기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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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MBC '한국100년-기생'

입력
1999.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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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말을 이해하는 꽃, 해어화(解語花)하면 떠오르는 기생의 이미지는? 술시중 드는 여자, 명월관, 기생관광 등. 그러나 이같은 기생 이미지중 상당 부분은 실제와 다르다.MBC가 5일 밤 11시 방송하는 「한국 100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_ 기생」은 천민 출신으로 영향력 있는 사대부와 어울렸던 기생의 역사, 그리고 전통문화 계승자로서 기생의 일면을 조명한다.

조선시대 관에 소속된 기생들의 역할은 궁중 연회 가무에 동원되거나 관리들의 수청을 드는 것이었다. 1894년 갑오경장과 함께 신분해방이 되면서 관기가 줄어 생존위기를 맞았다. 1909년 일제에 의해 관기제도가 폐지돼 일자리를 잃었지만 「명월관」 이 생기면서 이곳에 300~400명의 기생들이 몰렸다.

일본에 의해 공창이 만들어진 이후 기생은 몸파는 사람으로 인식됐다. 미군이 들어오면선 접대부로 간주됐다. 60~70년대 박정희 정권시절, 일본인의 기생 관광이 기승을 불릴 때는 단순히 몸을 팔며 외화를 벌어들이는 사람들로 부각됐다. 당시 관광협회에 요정과가 있을 정도.

반면 상당수 기생들은 교양을 갖추고 판소리 거문고 등 국악에 능수능란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데 기여했다. 최초의 무형문화재 박녹주, 신의 목소리로 불리우던 이화중선이 바로 기생출신. 그리고 30~50년대 여성의 억압된 인권과 불합리한 제도를 타파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기생에도 등급이 있다. 그것을 구분하는 방법은 양산의 색깔. 홍색 양산은 고고한 일패기생이고 청색 양산은 몸을 파는 삼패기생. 기생은 어려운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생학교 「서재」에 들어가 예의 법도와 전통악기를 배운다. 게을리하면 가혹한 통나무 형벌을 받았다. 제작팀은 생존한 부산 동래기방 출신 류금선씨의 증언을 통해 기생 교육의 과정과 몸가짐을 생생히 들려준다.

지조있는 기생들의 사랑도 눈길을 끈다. 1923년 각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한 명기 강명화와 장병천의 자살사건. 강명화는 경상도 대부호 아들 장병천 집안의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자살했다. 1년 뒤 장병천도 자살한다. 이후에도 「봄봄」의 소설가 김유정과 기생 박녹주, 백석과 김자야 등 기생과의 유명한 사랑은 무수히 많다. 김태현 PD는 『기생들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노력이 없었는데 프로그램 제작을 하면서 전통문화 계승등 기생들의 긍정적인 모습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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