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의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선 DJP의 내각제 개헌연기 결정을 둘러싸고 각 정파들이 날카롭게 충돌했다.한나라당의 공세는 원색적이었다. 하순봉(河舜鳳)의원은 『DJP의 내각제약속은 사기극으로 끝났다』며 현 정권 탄생의 원인무효를 주장한 뒤 양김간의 「대권밀약설」을 제기했다.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총리는 「JP의 정치생명은 끝났다」「남자라면 그럴 수 있나」라는 충청도 사람들의 지적에 답을 해야 할 것』이라며 김총리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자민련은 불안정한 당내 상황을 반영,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원래 입이 험하기로 유명한 이원범(李元範)의원은 『내각제약속을 이행해야 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정권을 잡고 나더니 내각제를 유보하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해 국민회의 의석을 술렁이게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말장난과 침묵으로 국민의 불신은 이제 회복하기 힘든 지경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같은 당의 이건개(李健介)의원은 『국회의석수의 장애로 개헌유보는 불가피하다』면서 총리 권한 강화, 총리실 확대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민회의측에선 권정달(權正達)의원이 나서 『개헌저지선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내각제개헌을 지지하고 있는지 명백히 하라』고 반격을 시도했다.
답변에 나선 김종필총리는 『김대통령에게 개헌안 발의를 건의했지만 대통령은 「국회에서 안될 게 뻔하고 국민의 인식도 그런 차원까지 오지 못한 상황에서 발의안이 부결되면 재의하기에 어려운 상태가 될 게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이런 절차를 요식으로 밟는 것보다 비판이 좀 있다해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아래서 개헌을 구현하기 위해 합심 노력하는게 현명하다」고 해 내가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권밀약설」을 『내각제를 위해 내년 총선에도 나가려는데 무슨 대권이냐』고 일축하고 「사기극」비난도 『개헌을 포기했다면 속였다는 말도 나오겠지만 결코 그런 일이 없다』고 맞받았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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