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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국립암센터 초대소장 내정 박재갑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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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국립암센터 초대소장 내정 박재갑교수

입력
1999.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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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원인 1위」 「연간 5만1,000명 사망」 「연간 9만~10만명 환자발생」 「현재 환자수 20만명」. 드러내기조차 부끄러운 우리나라 암(癌) 실태다. 미국 일본 등에 40년 늦게 출범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는 환자는 물론 가족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현재 공정율 98%로 고양시 일산에 건립중인 국립암센터는 연말께 시범개원 한다. 국립암센터 초대소장으로 내정된 박재갑(朴在甲)서울대 의대교수는 『암은 투자한 만큼 소득(치유)을 거둘 수 있는 병』이라고 자신했다. 대장암 권위자이기도 한 박교수를 만나 보았다.-국립암센터 개원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 건립비로 총 2,000억원 가량이 소요됩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4,000만명으로 잡았을 때 암센터 건립에 국민 1인당 5,000원씩 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개개인이 낸 액수로는 크진 않지만 전 국민이 「주주」인 「국민병원」인 셈이지요.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운영복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국립암센터는 암전문병원이자 연구기관입니다. 새 밀레니엄을 맞아 정부의 암정책을 총체적으로 수립할 계획입니다. 암과 관련된 기초자료를 모으고 예방법과 진단자료를 만들 작정입니다. 국립암센터외에도 전국 각 병원과 암 관련 기관의 암 연구에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이런 시도들은 궁극적으로 국립암센터의 「주주」인 「국민」에게 진료혜택을 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 암 치료 및 연구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단적인 예를 들겠습니다. 일본의 경우 암을 초기단계에 발견해 완치시키는 비율이 40%에 육박하지만 우리나라는 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초기발견율이 낮다보니 치료는 더욱 힘든 실정입니다. 한 마디로 걸음마 단계지요. 암연구도 최근 몇년사이에 양적으로는 크게 발전을 거듭해 온 게 사실이지만 치료 성과와 연결시키기에는 미흡합니다. 암정복은 한 국가를 저개발 상태에서 선진 복지국가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투자한 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말은 암연구 및 치료가 정부 주도로 체계적이고 치밀하게 진행돼야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국립암센터가 지향할 치료 대상층이 있을텐데요.

『암에 걸린 환자들은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암환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50대 이상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을 것 같군요. 이들은 가장 중요한 경제인력이 아닙니까. 한창 국가발전에 기여해야 할 나이에 암에 걸려 좌초된다면 국가적 손실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남아 있는 가족들의 슬픔은 어떻고요. 이들을 반드시 완치시켜 사회와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보낼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치료뿐 아니라 암발생 가능성에 대한 사전 홍보교육과 검진도 집중적으로 벌일 예정입니다』

-국내의 유명 병원들에도 암센터가 있습니다. 국립암센터의 기능이 이들과 중복될 경우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존 병원과의 철저한 차별화로 승부할 겁니다. 국립암센터는 정부기관입니다. 시설을 아무리 좋게 만들어도 시중 유명 대학병원이나 재벌병원을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구태의연한 치료방법은 지양하겠다는 겁니다. 좋은 시스템으로 극복할 작정입니다. (이 시스템)완성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편하고 빨리 치료할 수 있는 체제를 반드시 개발하겠습니다』

-우수인력 확보도 쉽지 않을 텐데요.

『자신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름대로 해법은 있습니다. 우수한 연구 및 진료 인재가 전국에 많습니다. 이들중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아 현 직장에서 고민하는 인재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의료진을 집중 스카웃할 계획입니다. 또 하나, 최소 10년이상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할겁니다. 「암의 대가」는 원치 않습니다. 이들은 현 자리를 지키며 후배양성과 암치료에 정진토록 내버려둬야지요. 가능성이 검증된 40대 엘리트의사가 타깃입니다』

박소장 내정자는 이런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국민의 암인식이 「평준화」 되어 있지 않은 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몸에 이상이 생겨도 「버티기」로 일관하다 「화」를 자초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후자가 여전히 많다는 겁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서울생, 51세

경기고 서울대 의대졸(의학박사)

81년~ 서울대의대 교수

95년~ 서울대 암연구센터소장

96년~ 암정복추진기획단 위원·

    세계대학대장항문외과학회 부회장

97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98년~ 대한암학회 상임이사

85~87년 미국국립암연구소 연구원

93~95년 아세아대장항문학회 사무총장

96~98년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

97~98년 국립암센터 설립준비단 공동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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