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연사흘째 집중호후가 내린 서울시의 비피해 상황은 지난해 물난리때의 복사판이다. 지난해보다 쏟아진 비의 양이 적어 피해 규모가 작을뿐 피해 지역은 물론 원인과 서울시의 대책도 판에 박은 듯하다. 한마디로 서울시 수방대책은 지난해 수해 이후 1년이 지났지만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우선 중랑천 본류의 수위를 재는 월계1교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위험수위(17.84㎙)를 넘어 2일 오전 한때 18.12m를 기록했다. 서울시는 오후들어 빗줄기가 가늘어지자 『제방까지 1∼2m의 여유가 있어 범람할 가능성은 적다』고 밝히고 있지만, 비가 계속 내리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중랑천 지류인 방학천도 제방이 50㎝의 여유밖에 없어 범람위험이 높아지자, 서울시는 오전10시 방학1, 3동과 쌍문1동, 창4동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이동하라는 대피준비령을 내렸다. 지난해 완전침수됐던 노원구 노원마을 주민 82명은 수락산 계곡물이 역류하자 오전10시30분 수락초등학교로 대피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8월초 서울 지역을 강타한 게릴라성 집중호우때도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는 하루 강우량으로는 78년만에 최대 폭우가 내려 중랑천이 범람위기에 몰리면서 하천 인근 주민 60여만명이 불안감에 떠는 등 위기의 체감정도가 훨씬 강했지만 피해유형은 올해와 유사했다.
이처럼 『중랑천은 100년 빈도의 큰 비를 견딜 정도의 높이로 제방을 쌓았다』는 서울시의 주장과 달리 해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는데도 뚜렷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랑천은 방학천 등 일부 지천에서 물이 제때 빠져나가지 않아 물난리를 겪고 있다』면서 『이들 지역에 빗물펌프장이 건설되면 문제는 풀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빗물 펌프장은 5년단위의 중기 프로그램에 따라 건설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과 8월과 두차례에 걸쳐 운행중단 사태까지 빚어 「수중철」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서울 지하철도 무사하지 못했다. 7호선 도봉산역이 침수가 돼 이날 오전10시5분부터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시 관계자는 『도봉산역은 철로(고가)보다 역사가 낮기때문에 상습적으로 침체될 수 밖에 없다』며 『역 주변에 제방을 쌓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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