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황혜정(黃惠貞·33·성동구 금호동)씨는 최근 남편 친구 가족과 함께 휴일을 보내면서 하루종일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놀이동산에서 가족몫인 4장의 자유이용권을 구입하는 데 7만원을 들인 반면, 남편 친구는 같은 인원에 5만6,000원만 냈다. 20% 할인쿠폰을 사용한 것. 이날 저녁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남편 친구는 아이들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아이스크림 값으로 내민 것은 「디저트 무료제공」이라는 쿠폰. 황씨는 이날 놀이동산에서 아낄 수 있었던 1만4,000원 외에도 공짜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 괜히 손해를 본 듯 씁쓸했다.
생활 속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이 곳곳에 넘쳐난다. 쿠폰이 딸리지 않은 씀씀이는 낭비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질 정도다. 음식점 미용실 서점 등 대부분의 업종을 10~50%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 『몇푼이나 깎아준다고』라며 코웃음치다가는 「헤프게 살림하는 주부」로 취급당할 지도 모른다. 생활 속의 「신종화폐」로 등장한 할인쿠폰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정간물 쿠폰 일간신문의 주말판과 잡지광고 등 정기간행물에 주로 소개되는 쿠폰. 「식용유 1.5ℓ이상 구입시 300원 할인」등 정액할인분을 적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용카드·이동통신회사 등에서 한달에 한번씩 배달되는 고지서봉투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고 무심히 넘겼다가는 동봉한 할인쿠폰을 놓칠 수 있다.
■전단쿠폰 일간지가 아닌 광고전단 등을 통해 발행되는 미국식 배포방식. 지역상권을 중심으로 발행되는 만큼 지역에 따라 할인대상과 혜택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미국식 쿠폰형식을 처음 도입한 「CMS」는 수퍼마켓 할인점 등 1,300여곳을 가맹점으로 해 광고전단 쿠폰을 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간신문이 대중화한 국내 상황에 맞춰 신문광고도 낸다. 「킹스포인트클럽」도 수퍼마켓 등 가맹점에 배포한 전단을 통해 쿠폰을 증정한다.
■할인쿠폰 책자 할인권이나 무료이용권 등을 각종 쇼핑정보와 함께 제공하는 소책자형태의 쿠폰. 무가지로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배포되고 있으며 우편배달도 가능하다. 서울에서만 12만부가 발행되는 「쿠폰클럽」의 쿠폰책자에는 음식점 공연 학원 등 60여종의 할인티켓이 담겨 있다. 성동구 구의동의 테크노마트에서도 3월부터 할인쿠폰책자 「테크진」을 발행, 정문 안내데스크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사이버쿠폰 일일이 신문을 뒤지거나 쿠폰책자를 얻기 위해 다리품을 파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수월하게 쿠폰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사이버쿠폰. 언제든지 인터넷에 접속해 마우스를 몇번 클릭하는 것만으로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예 할인쿠폰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쿠폰전문 사이트」가 생겨나 쿠폰 이용이 한층 수월해졌다. 대표적인 쿠폰전문 사이트는 「쿠폰(www.coupon.co.kr)」. 이곳에는 예식장 주유소 등 200여종의 쿠폰이 마련돼 있다. 「쿠폰피아(www.cuoponpia.co.kr)」도 음식점 등 90여개 업체를 10~50% 싸게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갖춰놓고 있다. PC통신에서도 할인쿠폰을 찾을 수 있다.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PC통신에 접속, 「go coupon」을 입력하면 공연 놀이동산 등 다양한 할인쿠폰을 제공받을 수 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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