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전부터 일본 소설의 드라마화로 논란을 일으켰던 SBS 수목 미니시리즈 「퀸」 (주은희 극본, 고흥식 연출)이 1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요즘 탄현 스튜디오 등에서 촬영이 한창이다.「해피 투게더」 후속으로 16부작 방송 예정인 「퀸」 은 일본 여성작가 시노다 세츠코의 「지하드(聖戰)」를 드라마화한 것.
5명의 여성(OL)들이 직장내에서 겪는 갈등과 고민, 그리고 홀로서기 과정을 현실감있고 경쾌하게 그려내 일본 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소설로 국내에선 자유문학사가 「여자들의 지하드」란 제목으로 1월 번역, 출간했다.
SBS 공영화 책임연출자(CP)는 『승진문제 등 직장내 여성들이 처한 상황이 우리와 비슷하고 각색 과정에서 일본 색을 완전히 뺐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 단체는 우리 작가를 발굴하지 않고 굳이 일본 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은 시청률을 의식한 안이한 제작관행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소설과 달리 「퀸」은 4명의 여성을 내세운다. 이들은 남자에 의해 신분 상승을 꾀하는 신데렐라나 공주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 개척해 나가는 인물들이다. 만년 대리로 입사 8년차인 황춘복 역은 지난해 KBS 미니시리즈「짝사랑」 이후 1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이미숙이 맡았다. 이미숙은 대등한 남녀간의 관계를 지향하며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한 능력을 사업을 통해 펼치며 성공한다. 일류대를 졸업한 엘리트 사원이지만 직장 내에서 평범한 일만 맡겨 사표를 내고 조종사 훈련원에 들어가는 강승리 역에는 김원희, 그리고 강승리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홍장미 역은 MBC 일일극 「보고 또 보고」에서 큰딸 금주로 나와 인기를 끌었던 윤해영이 열연한다. 막내격인 오순정은 요즘 화장품 모델로 각광 받는 이나영이 소화한다.
정찬, 이훈 등 신세대 스타와 임현식 전원주 신구 전무송 김해숙등 중견 연기들이 4명의 주연들과 연기의 조화를 이룬다.
주은희 작가와 고흥식PD는 『「퀸」은 성(性)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인정받고 대우받는 여성 드라마로 경쾌하고 화사한 로맨틱 코미디 톤으로 그려 나가겠다』 고 밝혔다.
이번 「퀸」 이 올들어 「청춘의 덫」 「토마토」 「해피 투게더」로 이어지는 SBS 수목 미니 시리즈의 고공 인기 비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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