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연내 개헌 유보를 둘러싼 자민련의 내홍이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2일 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주최한 당소속 의원·당무위원 오찬 모임이 계기가 됐다JP 오찬모임에 맞서는 강경파 모임으로 비쳐졌던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주최 만찬 계획은 전격 취소됐다. 이로써 게릴라전 식으로 이어지던 강경파들의 반발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대다수 의원들이 JP에게 「충성서약」을 했고 김부총재 등 강경파 의원 2~3명만 이날까지 JP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김총리는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1시간 50여분동안 진행된 모임에서 서너가지 메시지를 들고 의원들을 다독거리고 경고도 했다. 그는 우선 내각제 연기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16대 총선직후 내각제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내각제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한 뒤 『총선후에 내각제 구현을 위해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두 여당이 합동으로 추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총리는 이어 『내각제가 이뤄질 때까지 정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여러분과 함께 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회동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내년 2, 3월이 총리시한이기 때문에 총리권한을 늘리지 말자고 말한 사실도 공개했다.
김총리는 『나는 합당하자고 한 일이 없으며 합당하면 약한 당은 없어진다』며 합당 반대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이번에 당을 팔아먹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당을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일부 강경파들을 겨냥했다.
오찬에는 자민련 전체의원 55명중 11명이 불참했는데, 이중 강경파인 김수석부총재와 이인구(李麟求)부총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유중이었다.
한편 김수석부총재는 이날 낮 한남동 자택을 방문한 김범명(金範明) 정일영(鄭一永) 변웅전(邊雄田) 김학원(金學元) 김고성(金高盛)의원 등 「충청권 5인 특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만찬 모임을 취소하고 대신 일부 의원들과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했다.
김총리 및 박태준(朴泰俊)총재측의 주문을 받은 5인특사는 1일 밤에도 김부총재 자택을 찾아가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당이 단합해야 다같이 살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부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나와 함께 해온 사람들이 마음 고생이 심할까 봐 만찬을 취소한 것이지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나는 (탈당) 전력을 갖고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결단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해 탈당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6일 차남이 거주하는 폴란드로 외유를 떠났다가 1주일후 귀국할 계획이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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