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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난리] 교통.통신두절 라면끼니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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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난리] 교통.통신두절 라면끼니 '3중고'

입력
1999.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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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두천.연천.파주 현장 -◆동두천

시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탄강 지류 신천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아침까지 수위가 4m가량으로 낮아졌던 신천은 다시 118㎜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한 때 5m가까이 육박했다.

이틀째 식수가 끊긴 7만여 주민들은 금세라도 둑을 삼켜버릴 듯한 황토물을 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저지대인 중앙동 고산동 소요동 생연동 지역은 빠른 속도로 침수가 진행돼 1,200여가구 5,7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신천 수위가 한때 낮아지자 고지대 초등학교 등지로 대피했던 동광교 주변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기 위해 돌아왔다 사이렌 소리에 놀라 다시 대피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시는 보유하고 있는 탱크 용량 2톤의 급수차 8대와 소방차 7대, LG건설의 살수차 2대 등 모두 40여대의 차량을 동원, 식수 공급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7만여명의 주민들에게 하루 평균 2만여톤의 식수가 필요하다』며 『인근 시·군과 민간에 생수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당분간 주민의 고통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두천=이연웅 ywlee@ 노원명 marzis@ 조용범기자 yongboum@

◆연천

『어떻게 어디서부터…』 2일 날이 밝자 장대비를 뚫고 돌아온 삶의 터전에서 주민들은 수마가 할퀸 상처에 주저앉고 말았다. 쏟아지는 빗속에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서성거리기만 했다. 진흙을 치워 보고 논물도 보러가지만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채 젖은 옷으로 밤을 지샌 손엔 힘이 없었다.

2일 오후 연천군 동막2리에는 폐사한 닭을 실어나르는 경운기 소리만 요란했다. 신완철(申完轍·34)씨는 『정성스레 키우던 닭이 모두 죽었다』며 『전 재산을 모두 잃었으니 이젠 어떻게 하느냐』고 울먹였다. 주민들은 마을 옆 제방을 가리키며 『수 차례 진정에도 불구, 군청에서 도로공사를 강행해 마을을 물바다로 만들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1일 하루종일 고립됐던 백학면 등 임진강 주변 4개면 8,000여 주민들은 2일에도 구호물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전기와 수도공급도 끊긴 상태여서 3중고를 겪어야 했다. 미산면 관계자는 『군청에서 보내온 모포100장 생필품세트 30여개로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며 『이같은 현상은 수해 때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안준현기자 dejavu@

◆파주

임진강에서 넘친 물이 저지대인 문산읍으로 몰려들면서 시가지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이날 오후에는 파평면사무소 직원과 인근 늘노리 주민 220여명이 사흘째 외부와 차단된채 식수 및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시당국이 긴급구호에 나섰다.

파평면사무소 복지담당 직원 신동주(39), 서성복(27)씨 등 2명이 2일 오전 파평산 줄기를 타고 고립된 마을을 빠져나와 지원을 요청했다.

수재민들은 정전에다 모포도 없어 밤새 추위에 떨었고, 침수피해를 입지 않은 주민들로부터 얻어온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파평 소방지서 소방차에 실려 있는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지만 곧 바닥이 날 상황이다.

이 곳은 국도 37호선 두포3거리와 금파3거리가 물에 잠겨 사람은 물론 차량통행이 불가능한데다 통신마저 두절된 지역이다.

면사무소 직원들은 덕천리 덕천공업사 앞에서 늘노천이 범람하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 사이렌을 울려 이 일대 주민 300여가구 1,100여명을 인근 삼광중고교로 대피시켰다.

/파주=김혁 hyukk@ 이동훈 dhlee@ 김현경기자 moo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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