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처리를 놓고 채권단과 삼성측의 마찰이 재연되고 있다. 삼성이 「추가출연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차 채권단이 조만간 삼성에 대한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한 것. 특히 서울보증보험은 만기도래한 삼성차 회사채에 대해 원리금 대지급을 거부, 삼성에 대한 압박을 현실화하고 나섰다.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 등 삼성차 채권단은 곧 운영위원회를 열어 삼성에 대해 금융제재 등 실력행사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삼성이 삼성차 법정관리를 신청한지 한달이 넘도록 부채처리에 무책임으로 일관, 이제는 실력행사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빛은행 고위관계자는 이날 『삼성이 「추가출연 불가」입장을 담은 서한을 제출할 것으로 알고있다』며 『서한을 건네받으면 실무자들이 내용을 검토한 뒤 제2차 운영위원회를 열어 금융제재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규여신 중단 등 극단적인 조치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만기여신 재연장시 단서조항을 붙이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밖에 이건희(李健熙)회장을 상대로 의사결정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같은 압박성 제재를 통해 이 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가 부채처리에 모자랄 경우 나머지 부족분을 삼성이 책임진다는 약속을 받아낸다는 계산이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이날 삼성차 회사채 발행 당시 지급보증했던 1조6,000억여원(이자 제외) 상당 중 이날 만기도래한 500억원에 대해 원리금 대지급을 거부했다. 9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도래해 서울보증과 삼성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 박해춘(朴海春)사장은 이와관련, 『추가 손실보전에 대한 삼성측 확답이 없는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만기도래한 회사채에 대해 대지급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태세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측은 「추가출연 불가」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사태로 국제신인도가 하락하고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삼성계열사에 대한 금융제재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란 판단이다. 삼성 관계자는 『조만간 채권단에 추가손실보전에 대한 서한을 보낼 예정이지만 아직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채권단이 금융제재 등의 자충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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