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의 잔재는 여전히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그 사슬을 끊으려는 노력이 2권의 신간이 되어 왔다.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개마고원 발행·8,500원)와 「이완용 평전」(중심 발행·1만원). 친일의 개론서와 각론서인 셈이다.「나는…」에는 이른바 사회 지도 인사 37명의 친일행각이 공개돼 있다. 대한제국 관리, 재산가, 지식인, 언론인, 예술인, 종교인 등의 어두운 과거다. 지은이 정운현(대한매일 문화특집팀 차장)씨는 『서울신문에 친일파 기사를 연재할 때, 언론사 사주 등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친일파들에 대해서도 자유로이 쓸 수 있을 때, 진짜 청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매국노의 대명사 이완용. 그는 한때 애국자였다. 독립협회 창립부터 2년 남짓 협회를 이끈 지도자였고, 현재 독립문 현판의 글씨가 바로 그의 것이다. 이완용은 그래서 한국사의 골칫거리다. 평전은 이완용의 두 얼굴을 생생히 복원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지은이 윤덕한(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씨는 『이완용만 매국노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비열한 책임 전가와 역사의 이지메』라고 말한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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