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을 강타해온 물난리는 이제 서울까지 확대됐다. 2일 시간당 20㎜ 이상 쏟아진 폭우로 서울에서 물난리 첫 피해지역이 된 것은 중랑천 주변지역.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수해를 입게 된 이지역 주민들은 하천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운채 다가오는 태풍 올가를 원망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침수피해: 노원구 상계1동 노원마을에서는 오전 9시께부터 인근 농경지 수로를 통해 빗물이 폭포수처럼 흘러 들어 순식간에 80여세대가 무릎높이까지 침수됐다. 주민들은 황급히 물을 퍼내고 가재도구를 챙기며 피해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주민들은 『지난해도 의정부쪽 제방이 무너지면서 끔찍한 물난리를 겪었다』며 『매년 수해가 나는 데도 구청과 의정부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물막이 및 배수시설을 해주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맞벌이 일용직 노동자와 독거노인이 대부분인 노원마을 주민들은 『재산피해는 둘째치고 복구할 때까지 생계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근 수락초등학교로 대피한 77세대 189명의 주민들은 태풍으로 인해 2차 피해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하며 밤늦게까지 TV방송을 지켜보았다.
지난해 물막이공사장 둑이 무너지면서 수해를 입었던 노원구 공릉3동에서도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하수도를 통해 빗물이 역류, 지하주택 20여 세대가 물에 잠겼다.
수해를 입은 주민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하수도 역류로 지하층이 허리높이까지 침수된 노원구 월계4동 일대 20여가구 주민 30여명은 노원구청에 몰려와 『구청에서 배수공사를 한 후에 오히려 역류현상이 일어났다』며 엉터리 공사에 대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백양천 부근 도봉산역 일대가 침수되면서 도봉산역이 폐쇄되고 주변 아파트 190여세대 주민들이 고립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날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도봉산역 앞 저지대에 물이 차오르면서 7호선 역사1층이 침수돼 오전 9시30분부터 지하철 7호선 이용이 금지됐다.
■대피소동: 이날 오전 중랑천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도봉 노원 중랑구 등 주변지역에는 주민대피 경계령이 내려졌다. 중랑천 월계1교 수위가 오후12시40분께 위험수위(17.84㎙)를 넘어 18.49㎙를 기록하자 많은 시민들은 월계1교와 중랑천변에 나와 시뻘건 흙탕물을 바라보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중랑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지천인 방학천도 범람 일보직전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오후 들어 잠시 수위가 17㎙이하로 떨어졌으나 오후5시를 기해 한강에 홍수주의보가 발효되고 태풍 소식까지 들리자 각구청에는 『중랑천이 다시 범람하는 것은 아니냐』는 주민들의 문의전화가 밤새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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