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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난리] 도로공사가 부른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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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난리] 도로공사가 부른 '날벼락'

입력
1999.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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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천 동막2리 피해 -『96년 대홍수때도 안전하던 마을이 도로공사로 다 휩쓸려 버렸어요』

아미천을 따라 가며 소담히 들어앉은 경기 연천군 동막2리. 어떤 폭우에도 마을을 안전하게 지켜준 제방 곳곳이 뻥 뚫린 가운데 수마가 휩쓸고 지나간 동막2리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산란용 닭으로 유명한 동막2리 수해현장에는 10만마리가 넘는 죽은 닭이 널려 있고 터진 둑을 통해 마을로 쓸려온 나무가지와 드럼통 등이 곳곳에 나뒹굴고 있었다.

주민 최은주(31·여)씨는 『우리 마을이 날벼락을 맞은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군도 3호선 공사 탓』이라며 『도로공사를 하면서 수로가 변경돼 제방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마을회관에 대피한 주민들도 한결같이 『제방에 배수구를 내지 않아 빗물이 빠지지 않은데다 제방을 뚫고 들어온 물이 가세해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전재산인 4만여마리의 닭이 폐사한 새마을지도자 유성수(38)씨는 『배수구를 내고 곡선구간을 줄여달라고 군청에 여러차례 진정했지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우리마을 수해는 인재다』고 주장했다.

유씨 등 마을주민들은 2일 오전 연천군청 비상대책본부에 몰려가 『제방을 빨리 복구하라』고 항의했다. 연천군청 관계자는 『96년때보다 비가 더 많이 왔기 때문』이라며 『제방에 덧씌운 돌망태가 벗겨져 나갈만큼 물이 거세 제방이 무너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미천을 따라 연천읍과 내산리를 잇는 21.3㎞의 도로는 기초 및 다지기공사를 마치고 포장을 앞두고 있다.

/연천=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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