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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난리] 슈퍼컴퓨터 잠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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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물난리] 슈퍼컴퓨터 잠잤나

입력
1999.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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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자랑하는 슈퍼컴퓨터가 「낮잠」을 자는가. 기상청은 지난 6월1일 일본 NEC로부터 1,300만달러를 들여 도입한 슈퍼컴퓨터를 가동하면서 날씨예보의 새 전기를 만련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그러나 기상청은 31일 밤 중부지방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기 불과 1~2시간전에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강원 중·북부내륙과 강원 북부 산간, 강원 북부 동해안에는 31일 오후 9시30분에 호우경보를, 서울·경기지방에는 1일 0시에 호우경보를 각각 발령했다. 그러나 강원 철원지역에는 31일 오후9~10시에 시간당 42.6㎜의 폭우가 쏟아졌고, 경기 동두천에는 1일 0~1시에 시간당 59㎜의 호우가 내렸다. 호우경보를 발령하기 이전에 이미 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그러나 기상청은 『호우주의보는 대개 하루 80㎜이상, 호우경보는 150㎜ 이상일 때 발령하는데 중부지방에는 31일 오전9시께 이미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고 강변했다.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면서 『게릴라성 집중호우를 내리게 하는 비구름의 분석 해상도를 현재 500㎞에서 100㎞로 강화해 1~2시간전에야 가능했던 국지성 호우를 6~12시간전에 예보할 수 있다』 『단기예보의 정확도를 83%에서 85%로 끌어 올리고, 엘니뇨 라니냐 등 이상기후에 대한 독자적인 예측능력은 물론 6개월 또는 1년간 장기예보도 가능하다』고 홍보했던 것이 무색해진 셈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집중호우를 6~12시간전에 예보하기 위해서는 장비도입 외에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2001년에나 가능하고 장기예보는 내년 하반기에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현재 슈퍼컴퓨터 도입으로 가능해진 것은 하루 다섯차례 발표하는 일기예보를 종전보다 30분 단축한 정도다.

특히 기상청은 지난해 7월29일 장마가 종료되었다고 선언한 뒤 이틀만에 지리산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90여명의 사상자를 내자 올해는 장마종료를 선언하지 않는 등 몸을 사려 빈축을 사고 있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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