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기본이 바로 선 검찰」.박순용(朴舜用·사진)검찰총장이 2개월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내놓은 총장복무방침이다. 실무자들이 올린 「새 천년 새 검찰」 「신뢰받는 국민의 검찰」등 후보 10여개를 물리치고 박총장이 직접 정했다.
당연한 내용처럼 들리지만, 박총장 취임후 2개월여동안 검찰이 겪은 시련과 향후 행보를 생각하면 결코 예사롭게 넘길 수 없다.
박총장은 5월26일 취임후 고가옷 로비의혹 사건과 파업유도 발언사건을 정면돌파형 수사로 처리, 「검찰의 쌍끌이 수모」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검찰내 「특별검사」를 통한 파업유도 발언사건 수사, 인천지검의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 부부 구속 등은 박총장의 「법원칙주의」가 검찰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사정흐름에 변화가 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비록 두 사건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검찰 내부반응이 고무적인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2개월여동안 박총장은 일선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일선 수사에 크게 간섭하지 않는 지휘스타일을 보여줬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 선언을 이끌어 낸 전국 검사장회의, 파업유도 발언사건 수사착수를 결정한 고검장회의 등은 좋은 예이다.
또 파업유도 발언사건으로 「특별검사」를 임명할 때는 보고, 지시, 예외가 없는 3무(無)수사를 선언했고, 경기은행 퇴출로비사건 당시에는 임지사 부부 구속건 외에는 수사경과를 일체 보고받지 않았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국민 신뢰는 검찰이 법원칙에 충실할 때만 얻을 수 있다』며 『일선 검사들이 소신있게 일하고 지휘부가 이를 적극 밀어준다면 검찰이 국민신뢰를 얻는 날도 멀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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