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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생수는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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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생수는 안전한가

입력
1999.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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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의 우통수는 한강 발원지의 하나다. 물이 하도 깨끗하고 맛이 좋아 함부로 발을 담그기가 미안하다. 그런 물이 서울까지 흘러오면서 오염되어 「안심할 수 없는 물」로 변한다.서울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수돗물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식수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만족도에서 겨우 30점을 받았다고 한다. 요즘 생수사업이 잘되고, 각종 정수기 선전이 신문광고란을 채우는 것을 보면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누구나 생활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 마시는 물만은 안전한 것을 원한다. 그래서 1ℓ에 600원이 넘는 생수를 산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연간 생수시장은 1,000억원에 이르고, 새로운 돈벌이인 생수생산에 76개 업체가 뛰어들고, 생수 퍼올리기에 열을 내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있다. 생수소비증가는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생수를 일컫는 보틀드워터(bottled water)판매량이 40억달러(4조8,000억원)로 지난 10년동안 3배가 늘었다.

■사람들은 왜 생수를 마실까. 얼마 전 미국신문에서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여론조사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생수가 수돗물보다 맛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신분상 우월감을 느끼며 생수를 마신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수가 수돗물보다 안전하다고 믿고 마신다. 생수를 마시며 신분상 우월감을 느끼는 한국인이 있을 것 같진 않지만, 물맛과 안전성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수를 마시는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함정은 있다. 생수의 원수(原水)인 지하수가 오염되고 난립한 업체들이 규정된 위생처리를 게을리하면 소비자들은 속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도 환경단체들이 지하수가 화학성분에 오염되었다고 규제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가 이런 상황에 대응하려고 먹는 물 관리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적절한 예방조치다. 그러나 수돗물뿐 아니라 생수를 걱정해야하는 단계로까지 우리의 물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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