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은행 퇴출로비와 관련, 이희호(李姬鎬)여사의 조카인 이영작(李英作·한양대석좌교수)씨의 연루설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국민회의가 파문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씨가 당원이 아니고 아태재단과도 벌써부터 인연을 끊은 상태라며 선을 긋고 있으나 이번 사건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부부의 「친·인척 비리」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다.국민회의는 일단 이씨의 행동에 단 한점의 의혹이 있더라도 이를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또 검찰수사 과정에서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미국에 체류중인 이씨의 귀국을 종용키로 했다. 또 아태재단측은 김대통령의 엄정조치 지시에 맞춰 이씨가 아태재단을 사칭했는지 여부를 밝혀 법률적 대응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김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이씨를 접할 기회가 많았던 당내 동교동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이박사(이씨는 통계학 박사)는 학자로서 순진하고 고지식하기 때문에 절대로 돈을 받고 청탁을 할 사람이 아니다』고 보호막을 친다. 정동채(鄭東采)기조위원장은 28일 『이박사가 대선에서 김대통령을 도우면서 다소 고집불통인 측면은 있었으나 돈문제에 연루될 정도로 약삭빠른 사람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동교동계를 비롯한 국민회의 핵심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씨의 일로 해서 이여사의 주변 인물등에 의혹의 시선이 번져 나가는 것에 대해선 매우 곤혹스런 표정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한때 「한 각료 부인이 이여사의 다리를 주물러 주고 밥까지 먹여 주었다」는 터무니 없는 소문까지 퍼졌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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