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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보처리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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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보처리가 남긴 것

입력
1999.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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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살길은 개혁27일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의(ASEA PMC)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10개국과 대화상대국 10개국 외무장관들이 모여 지역경제 현안과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회의는 북한 미사일발사 문제, 난사(南沙)군도 분쟁 등 지역안보 문제가 주요 의제 였던 전날의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 밀려 국제적 관심을 크게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97년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이 대화상대국으로 초청한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중국 등을 상대로 21세기 지역경제의 번영을 역설하는 열기만큼은 ARF 못지않게 뜨거웠다.

『아시아 국가들이 너무 빨리 경제회복의 기미를 보이면서 개혁의 속도를 늦추라는 정치적 압력이 정부에 가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개혁 기회를 놓치면 아시아는 머지않아 또 한번의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 자야쿠마르 외무장관의 아시아 경제 진단은 참가국의 전폭적인 공감을 받았고 『컴컴한 숲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개혁의 고삐를 당기자』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아세안은 2020년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목표로 한 야심에 찬 「하노이 플랜」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금융개혁과 산업구조조정을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치르고 있는 이들은 우리의 빠른 위기극복을 부러워하면서도 대우그룹 문제를 예로 들어가며 우리의 자만심을 경계했다.

홍순영(洪淳瑛)외교통산부 장관은 회의에서 『대우그룹 문제가 주변국들에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목소리를 낮춰야만 했다.

아시아는 변하고 있다. 과감한 내부개혁만이 새 밀리니엄의 시대를 맞아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임을 이번 회의는 새삼 확인해 주고 있다.

/싱가포르=김승일정치부기자 ksi8101@hk.co.kr

*한보처리가 남긴것

『한보철강을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만들겠다』

한보철강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국계 펀드회사인 네이버스 컨소시엄의 커티스 젠슨 서드애비뉴밸류펀드 부사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한보를 2~3년안에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스 컨소시엄의 한보인수행보가 빨라지면서 진통을 겪어온 한보의 새주인찾기가 마무리수순에 접어들고 있다. 97년 1월 부도후 환란(換亂)의 단초를 제공하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아들까지 구속되는 등 엄청난 국가적 파장을 몰고왔던 한보문제가 2년6개월만에 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한보부도후 인수기업찾기 과정을 보면 숱한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가장 실패한 부실기업처리사례로 꼽히고 있다. 채권금융기관은 매각대금으로 2조원이상 받을 수 있었던 것을 고작 4,800억∼6,000억원만 건지게 됐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패착을 했다.

포철과 동국제강은 97년 7월 자산인수(P&A)방식으로 2조원에 사겠다고 했지만, 채권금융기관은 실사결과(4조원)에 크게 못미친다며 배짱을 부려 돌이킬 수 없는 악수를 뒀다.

채권단은 그후 10여차례의 공개입찰(국제입찰)이 무산되자 수의계약방식으로 바꿔 네이버스 컨소시엄을 인수후보로 낙점했다. 좀 더 많은 가격을 받으려고 질질 끌다가 결국 헐값에 넘긴 것이다.

한보처리는 부실기업처리를 잘못할 경우 국민경제에 2중 3중의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채권금융기관에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대우사태와 삼성자동차처리도 한보처럼 질질끌다가는 제2의 환란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신속하고 과감한 처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의춘 경제부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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