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 신뢰냐, 실무 능력이냐』 당직개편 착점(着點)을 앞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목하 고민중이다.한나라당 내에서 당직개편설이 나돈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나, 자가발전 성격이 짙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이총재 자신이 당직개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효율적인 정국상황 대처, 9월 정기국회를 앞둔 내부전열 정비, 여권의 정계개편에 맞선 제2창당 플랜 가시화, 내년총선에 대비한 필승라인 구축 등 굵직굵직한 요인들 때문이다.
당직개편에서 관심의 핵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사무총장 인선. 이에 관해선 당내에 두가지 기류가 혼재해 있다. 하나는 비주류 총장을 기용해 당내결속과 총선승리를 함께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뢰할 수 있는 주류 총장을 심어 명실상부한 이회창체제를 완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양자사이에서 고심하던 이총재가 역량보다는 신뢰쪽에 무게중심을 두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 한 핵심당직자는 『능력은 보완할 수 있지만 신뢰는 보완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선거를 치르는 총장의 제1요건은 이총재와 모든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당직개편이 있게 되면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도 인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총무는 선출직이긴 하나 면모일신의 대의를 좇아 스스로 「입장표명」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개연성이 높다. 다만 초·재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총재직 전면 물갈이론은 현실적으로 무리일 뿐더러 자칫 분란의 소지를 키울 우려도 있어 기존 라인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리란 전망이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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