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만(41)감독및 선수 14명으로 구성된 제일생명 여자핸드볼팀(단장 오세남)은 제일생명의 보배다. 90년 제일생명과 같은 그룹인 진주햄에서 출범, 97년 8월 제일생명으로 재창단한 뒤 바야흐로 「제일생명」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98년 종별선수권(5월)부터 올해 종별선수권(4월)까지 출전 5개대회를 잇달아 석권, 여자핸드볼계를 천하통일한 바 있다.제일생명시대 개막을 앞에서 이끈 것은 진주햄시절부터 제일생명까지 한우물을 판 서순만감독의 지도역량이 큰 역할을 했다. 서순만감독은 연습때는 눈물이 찔끔날 정도로 매섭게 야단치지만, 돌아서서는 개인적으로 불러 다독거리는등 관심을 아끼지 않는다.
핸드볼은 올림픽등에서 한국의 효자종목이지만 국내서는 철저한 비인기종목. 하지만 전국에 흩어져 있는 보험 영업조직망을 관리해야하는 모기업 제일생명에 있어서 핸드볼은 기업화합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제일생명의 팀 컬러는 한마디로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스타일. 국가대표는 곽혜정과 이상은 정도지만 고교때부터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이 많아 유난히 팀플레이가 강점이며 「별명이 창」에서 드러나듯 속공도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하나 더. 주장 심명호(26)서부터 막내 이현옥(21)까지 14명의 선수는 「운동하며 배우는」양면의 생활을 무리없이 잘해나가고 있어 각팀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한선희 등 6명은 이미 인천전문대를 졸업했고, 이현옥 등 8명은 「주경야독」하고 있다.
서순만감독은 27일 제일화재컵 코리안리그 최종결승서 대구시청에 패권을 내준뒤 회식자리서 질책보다는 이런 얘기를 했다. 『선배들에겐 후배들이 빨리 커 올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 줄 것』을 부탁했고 『막내들에겐 그동안 고생했다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 더욱 열심히 하라』고 주문,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 대한 대비를 시작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제일생명은 좋은 성적만을 내는 것이 아니다. 대회때마다 500~1,000여명의 응원단을 동원해 코트를 따뜻하게 만드는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소외종목인 핸드볼의 경우 대부분의 대회가 코칭스태프및 선수 또는 핸드볼 관계자들만이 참가하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에서 제일생명의 핸드볼 사랑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우승확률 90%」의 순도를 자랑하는 제일생명 여자핸드볼팀의 희망은 「우승」이 아니다. 야구처럼 인기종목의 선수들은 코웃음칠지 모르지만 「관중이 빼곡하게 들어찬」 체육관에서 보란듯이 스카이다이빙슛을 날리며 코트를 누비는 것이 그들의 꿈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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