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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통령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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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통령학

입력
1999.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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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지 모르지만 대통령학이란 학문이 있다. 대통령학은 대통령의 역할, 대통령 제도, 통치방식 등 외에 대통령 부인의 역할까지 연구 대상으로 한다. 미국의 경우 역대 대통령의 활동과 업적 등에 대한 평가자료는 통치행위에 훌륭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지난 3월 「대통령학」(저자·함성득 고려대교수)이 우리나라에서 출간됐다. 이 책 내용 가운데 미국 대통령 부인들의 활동상과 평가가 특히 눈길을 끈다. 미국 대통령 부인들은 건국후 한동안 「안방마님」으로 지냈으나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부터 선거운동과 캠페인에 나섰다.

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부인 재클린은 공보비서를 두고 비서실을 따로 운영했고, 39대 지미 카터대통령 부인 로잘린은 최초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40대 로널드 레이건대통령 부인 낸시는 백악관 비서실장을 해임할 정도로 입김이 셌다. 42대 빌 클린턴대통령 부인 힐러리는 집권초기 대통령 집무실 옆에 사무실을 가졌다가 「공동대통령」으로 불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역대 대통령 부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승만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는 교양있고 검소한 성품으로, 박정희대통령 부인 육영수씨는 알뜰한 내조와 활발한 육영사업으로 국민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정도다. 김대중대통령 부인 이희호씨는 김대통령의 민주화투쟁 동반자요 사회활동가로 각인돼 있다. 그런 그가 최근 경기은행 퇴출관련 로비사건에 친정조카 이름이 오르내려 구설수에 올라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에서 대통령 부인의 역할까지 평가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혼 할 수는 있어도 절대로 해고당하지 않는 대통령 부인은 정부정책·인사에 개입하거나 인의 장막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 부인의 역할을 냉정하게 평가할 때가 됐다. 그래야 최고통치자의 내조자들이 역사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박진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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