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회사채를 소유하고 있는 투자신탁회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삼성측이 삼성생명 400만주외에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8월초부터 돌아오는 만기 회사채에 대해 대지급할 수 없다는 게 서울보증측의 확고한 입장이며 서울보증보험측 지급보증이 전체의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우그룹에 대한 2조6,000억원의 신규자금지원으로 가뜩이나 자금부담을 안고있는 투신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서울보증보험이 지급보증한 삼성차 회사채는 이자를 제외한 원리금만 총 1조6,000억여원. 이중 23.95%인 3,935억여원을 보유하고 있는 조흥투신을 비롯, 한국투신, 현대투신 등 5개 투신사가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서울보증과 삼성측이 당장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데 있다. 서울보증은 그동안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삼성이 최근 『삼성생명 400만주 이외에는 더 내놓을 수 없다』고 못박으면서 양측의 대립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삼성에 대한 여론 압박용으로 대지급을 거부한 뒤 삼성측이 그래도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것이 서울보증의 입장이다.
이에따라 다음달 2일부터 원리금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회사채를 소유한 투신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한투신의 경우 다음달 2일 50억원에 이어 9월5일 50억원, 9월20일 200억원 등 올해 총 3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현대투신과 한국투신도 각각 264억원과 118억원의 회사채 부담을 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일부 투신사들은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신 채권운용팀 오상훈 차장은 『서울보증측이 대지급을 거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만약 대지급을 거부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돌아가는 만큼 다른 채권기관들과 함께 서울보증을 상대로 가압류, 소송 등의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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