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야 하나, 들고 있어야 하나」대우그룹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더 심해질 것 같다.
27일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폭으로 반등하면서 대우그룹 주식도 하한가 행진에서 벗어나 반등기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대우계열 14개 상장 종목가운데 오리온전기, 대우증권 우선주, 대우전자, 전기초자 등 4종목이 상승세로 반전했다. 장중 한때 대우그룹주 대부분이 전날에 비해 값이 오르는 「초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팔 때만을 노리고 있던 매물들이 쏟아지면서 상승세가 둔화했다.
대우전자의 경우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왈리드왕자에 매각이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오리온전기와 전기초자 역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해외매각이 신속하게 이뤄질 경우 시장수익률을 넘는 주가급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적지 않은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라는 게 증시관계자들의 분석.
대우그룹측에서는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계열사는 없기 때문에 구조조정과정에서 감자(減資)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사결과를 속단하기는 힘들다. 감자와 출자전환을 마치고 재상장이 이뤄지면 재무구조 개선효과로 인해 오히려 주가가 뛸 수도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주가급락이 불가피하다.
감자기간 투자자금이 묶인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날 대우 계열사의 주가반 등을 주도한 쪽이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투신 등 기관이 아니라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정윤제(鄭允齊)대신경제연구소책임연구원은 『계열사의 분리 및 해외매각이 실제로 성사되기까지는 대우 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반등」을 넘어서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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