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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세대] 염광여고 소프트볼 전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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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세대] 염광여고 소프트볼 전향선

입력
1999.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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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보고 싶지만 하지만 참겠어요』.서울 염광여고 2학년에 재학중인 재일동포 전향선(17). 조국에서 소프트볼 선수로 뛰기위해 혈혈단신 현해탄을 건넌 당찬 소녀다.

전향선이 한국으로 유학을 온 것은 지난해 10월. 일본 오사카 미도리중 1학년때부터 소프트볼을 시작한 전향선은 큰 덩치만큼이나 포수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고교 진학후에는 무슨이유에선지 선발로 뛸 수 없었다. 이때 자신을 지도했던 미도리중학 야쿠라소프트볼 감독이 한국행을 권유했다. 수준차가 나는 한국이라면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대학은 한국으로 보낼 생각이었던 아버지는 적극 찬성한 반면 딸이 홀로 고생하는 것을 안쓰러워한 어머니는 만류하는 우여곡절끝에 결국 한국으로 건너왔다.

「안녕하세요」「고맙습니다」라는 말밖에 몰랐던 그이기에 한국생활은 마냥 서툴기만 했다. 누가 부르기라도 하면 지금도 「하이」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하지만 낙천적인 그의 성격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한국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다. 더욱이 이 학교 지영배체육교사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별다른 어려움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이후 그는 부모형제가 보고싶어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한번도 일본을 들어가지 않았다.

전향선의 꿈은 소프트볼 국가대표. 지영배교사는 『의지가 굳고 어른스러운 아이』라며 『고교 최정상급 수준의 포수로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인천에서 열린 전국여자소프트볼 선수권대회 고교대항전에서 팀 최고타율인 4할1푼6리(12타수 5안타)로 3타점을 기록하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한국생활이 불과 10개월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이젠 한국말도 곧 잘하고 그의 꿈도 영글어가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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