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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흔들리는 수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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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흔들리는 수질관리

입력
1999.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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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안 공표 이후 이 조치가 초래할 여러가지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도시 상수원 수질관리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 오르고 있다. 우리는 그린벨트 해제조치의 단초가 장기적인 국토개발의 비전보다는 토지 소유자들의 정치적 압력이었다고 보기 때문에 정부가 상수원보호를 비롯한 환경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매우 염려스럽게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실례로 2,000만 수도권 주민의 젖줄인 팔당 상수원을 생각해보자. 정부는 98년부터 2005까지 8년간 계획으로 팔당상수원의 수질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1㎴이하로 줄여 1급수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목표를 위해 정부는 수조원의 예산을 책정했고 이를 위해 올해부터 더 많은 물값을 주민들한테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상류주민들의 압력으로 당초 계획했던 수변구역도 대폭 축소되는 등 수질관리는 뒷걸음질쳤다. 지난 6월 환경부가 조사한 팔당상수원의 BOD는 1.7㎴이다. 정부의 이런 대책으로 과연 현재의 2급수를 1급수로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한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팔당 상류에 위치한 춘천의 그린벨트 약 300㎦가 전면 해제되는 것은 수질관리에 적신호가 뜬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그린벨트 해제안을 마련한 건교부는 환경영향평가 결과 수질오염 가능성이 높은 산업시설의 유입이 별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그린벨트를 해제하더라도 도시기본계획에 따른 갖가지 개발규제장치가 되어 있어 수질관리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건교부의 낙관적 예측이 들어맞기를 진실로 바란다. 그러나 불과 몇년전 준농림지해제조치로 팔당상수원 일대가 러브호텔등 각종위락시설로 꽉들어찬 오늘의 현실이 정부의 낙관적 견해에 경종을 울리고 있음을 음미해야 한다. 또 그린벨트라는 강력한 수단이 허물어진 이상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의욕과 정치적 압력을 차단할 수 있을지 건교부의 이력으로 볼 때 의문이다.

그린벨트해제는 정치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그 부작용도 정치적 판단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는 특히 국민회의가 과연 상수원 수질관리를 포함해서 심도있는 환경정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반대여론이 드세자 보완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상수원보호구역확대인 것을 보면 개발과 환경에 대한 집권당다운 비전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린벨트가 한 세대전 도시의 무질서한 팽창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새로운 기능이 생겼다. 공기와 물을 정화하는 역할, 즉 도시의 허파가 되었다. 정부가 그린벨트정책을 고쳐나갈 때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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