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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홈런비결은 '허허실실'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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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홈런비결은 '허허실실'타법

입력
1999.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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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타법은 「허허실실」타법으로 이름붙일만 하다.힘들이고 치는 것 같지 않은데도 술술 담장을 넘긴다. 반쯤 감긴듯한 눈은 상대투수에게 긴장감을 빼앗는다. 때문에 천하의 이승엽이건만 상대투수는 별다른 긴장없이 자기 구질대로 던진다.

이승엽은 특정팀에 유독 강한 법이 없고 특정투수로부터도 특별히 많은 홈런을 뽑아내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그가 「공 세례」(데드볼)를 받은 것은 93경기동안 불과 7차례. 2.24경기당 한개꼴로 때려낸 「미운사자새끼」치고는 결코 미움을 받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삼성을 제외하고 7개구단에서 등판한 124명가운데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는 33명. 등판투수 4분의1이 이승엽에게 당했다. 골고루 매를 맞은 셈이다. 이승엽에게 가장 많이 홈런을 얻어맞은 투수는 두산의 강병규. 그래봐야 3개에 불과하고 2개를 얻어맞은 투수도 7명에 지나지 않는다.

특정팀도 마찬가지. 가장 많이 얻어맞은 팀은 한화와 해태로 7개. 가장 적게 얻어맞은 팀은 롯데와 현대로 5개. 두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간에 「훌륭한 처세」라 말할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게 이승엽의 처세술이지 않을까 싶다.

이승엽은 특히 직구를 좋아서해 42개의 홈런중 21개를 직구에서 때려냈고 커브(2개) 투심패스트볼(2개) 싱커(1개)가 제일 적었다. 이승엽을 상대하는 투수가 유의해야할 사항이다.

상대투수는 특히 이승엽에게 몸쪽 공을 던져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좌월 홈런은 5개에 불과하기 때문. 이승엽은 중월홈런 19개, 우월홈런 18개를 각각 때려냈다. 이승엽이 밀어치기에 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이승엽은 첫타석(10개)과 둘째타석(14개)에서, 그리고 주자가 없을때(솔로 27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이승엽] 기록으로 본 홈런

25일 프로야구 최단기록인 94경기만에 시즌 42호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상대 투수나 구장, 타구 방향을 별로 가리지 않는 전천후 홈런타자로 분석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삼성라이온즈 구단이 이승엽의 올시즌 홈런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승엽은 오른손과 왼손 투수에 개의치 않고 모두 33명의 투수로부터 홈런을 터뜨렸다.

팀별로는 해태가 8개로 가장 많은 장타를 허용했고 LG 두산 한화 쌍방울은 나란히 6개, 현대는 가장 적은 5개의 홈런을 맞았다. 구장별로는 아무래도 홈구장인 대구에서 절반이 넘는 25개의 아치를 그렸다.

무엇보다 이승엽의 홈런분석표에서 돋보이는 것은 중월홈런이 가장 많다는 것.

대부분 홈런타자들은 힘을 바탕으로 당겨치기 타법을 구사해 오른손 타자일 경우에는 좌월, 왼손타자는 우월홈런이 많기 마련인데 이승엽은 가운데 펜스로 18개의 홈런을 날려 타격의 정확성을 입증했다.

중월홈런에 이어서는 우월이 13개를 차지해 좌타자임을 과시했고 우중월 홈런도 7개였다. 반면 밀어치기에 의한 좌월과 좌중월 홈런은 각각 4개씩을 기록했다.

이닝별로는 3회에 가장 많은 10개를 쳤으며 다음에는 1회로 9개였다. 아무래도 초반에 많은 홈런을 기록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구질별로는 이승엽이 직구에 가장 강했다는 것을 드러냈다. 21개의 직구에서 홈런이 터져나왔으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각각 6개로 뒤를 이었다. 커브와 투심은 각각 2개, 싱커볼은 1개에 불과했으며 볼을 홈런으로 만든 경우도 4번 있었다.

투수가 던진 공의 구속에서는 이승엽이 121~140㎞의 구속때 홈런을 가장 많이 뽑아냈다. 131~140㎞때 무려 17개의 홈런을 쳐냈으며 다음은 121~130㎞때 15개를 때려냈다. 이어 141㎞이상때는 6개, 111~120㎞때는 3개, 110㎞이하때 1개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해 홈런왕 우즈는 만루홈런 2개를 날렸지만 이승엽은 올시즌 42개의 홈런중에 만루홈런이 없다는 점이 유일하게 눈에 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이승엽은 누구인가

『고집불통의 막내가 결국은 해냈어』.

마냥 어리기만 했던 막내 이승엽이 최다홈런 신기록을 수립하는 순간 집안에서는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2남1녀중 막내로 태어난 이승엽은 귀여운 외모로 건축업을 하는 아버지 이춘광(56)씨와 어머니 김미자(49)씨는 물론이고 누나 형들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성장했다.

86년 대구 중앙초등학교 4학년때 멀리던지기대회에서 야구감독의 눈에 띠어 처음 야구공을 잡았다. 당시는 투수. 대구 경상중 3학년때 청룡기 대회에 출전, 2회전서 당시 우승후보였던 대전 한밭중과 맞붙어 7회 경기중 6회까지 퍼펙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92년 명문 경북고에 입학, 1학년때 황금사자기 8강전서 광주일고를 맞아 4회 구원투수로 등판, 5이닝동안 1피안타를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고 2학년 때 청룡기 결승전서 군산상고를 맞아 결승 홈런 및 승리투수의 주인공이 돼 최우수 투수상을 수상했다.

95년 「대학행이냐 프로행이냐」를 놓고 고심하다 결국 프로행을 결정하고 계약금 1억 3,200만원 연봉 2,000만원에 삼성에 입단했다. 하지만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로 선수생활에 위기가 찾아왔고 이때 당시 우용득감독과 박승호코치의 집요한 타자 전향 설득에 굴복, 타자로 전향했다. 팔꿈치가 아무는 상반기까지만 타자로 남기로 한 그 해 이승엽은 365타수 104안타(2할8푼5리) 13홈런으로 타자 전향을 결심했다.

프로 2년차에 타율8위(3할2리) 타점3위(76점) 안타6위(139개)를 기록하며 「리틀사자」로 자리잡았고 프로 3년만에 홈런1위(32개) 타점1위(114점) 안타1위(170개) 타율2위(3할2푼9리)에 오르며 「라이언 킹」이란 명칭을 얻었다. 지난해는 최단기간 30홈런을 때리고도 신기록의 무게에 짓눌려 막판 슬럼프를 겪었지만 올해는 「전설의 사나이」로 거듭났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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