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여사의 조카인 이영작(李英作·58·한양대 석좌교수)씨가 경기은행 퇴출 로비와 관련 1억원을 받아 구속된 이영우(李映雨·57)씨와 함께 서이석(徐利錫·구속)전경기은행장을 만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영작씨의 역할과 로비관련 여부에 대해 의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이영우씨가 이영작씨와의 친분관계를 과시하며 거물급행세를 하고 다닌 만큼 이영작씨가 서 전행장과 만난 사실 자체가 경기은행 퇴출로비 사건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난 이영작씨의 출국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사고있는 검찰은 『이 박사에 대한 소환조사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혀 이영작씨에 대한 조사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더구나 서 전행장은 이영작씨를 만난 시점이 은행퇴출 전인 6월 중순이며 이영작씨에게 퇴출저지 로비를 부탁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아태재단 미주지부장을 지낸 이영작씨는 재미사업가이자 아태재단 미주지부 이사장 조태완씨로부터 지난해 1월 이영우씨를 소개받고 이씨를 미주지부 이사로 임명했다. 그후 이영우씨는 이영작씨에게 재단에 관한 세세한 문제까지도 보고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영우씨와 서 전행장이 만난 시점이 경기은행퇴출(지난해 6월29일)이후라는게 검찰의 주장. 인천지검 유성수(柳成秀)차장검사는 26일 『이영작씨는 지난해 6월30일 입국, 같은해 7월5일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서 전행장이 이영작씨를 만났다고 주장하는 지난해 6월중순 이씨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영우씨가 당시 미국에 거주하고 있던 이영작씨에게 전화 등 간접적인 채널을 통해 청탁을 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이영작씨가 최근 미국에 체류중 『이영우씨는 좋은 사람이다. 항상 「대통령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충성하라」는 조언을 해왔다』고 말한 것도 검찰등에 띄우는 모종의 메시지라는 관측도 적지않다.
결국 이영작씨와 이영우씨의 관련여부를 명확히 밝혀내는 것이 이번 사건수사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주목된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