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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 정가의 '신선한 피 수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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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 정가의 '신선한 피 수혈론'

입력
1999.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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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 한 마디는 사회에 이만저만한 파장을 몰고 오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이 최근 『각계의 우수인재들을 영입해 신선한 피를 수혈함으로써 당(국민회의)이 새 출발을 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수혈론」론이 다시 논란을 일으키게 됐다.이번 발언에서 김대통령은 「신선한 피」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젊은 피」와 같은 말로 받아들인다. 이미 김대통령이 「젊은 피」수혈을 강조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젊은 피」든, 「신선한 피」든 그것이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가 분명하게 설명된 적은 없다. 인터넷의 청와대, 국민회의 홈페이지를 찾아 봐도 설명이 없다. 전후 문맥으로 보아, 김대통령은 정치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정계개편을 오래 전부터 구상했던 듯하다. 그 주요 방편으로 당초 386세대쯤의 「젊은 피」를 대거 영입할 생각이었지만 나이로만 인재를 고른다는 것이 무리라는 반응을 감안해 정치경력이 없는 「신선한 피」로 방향을 바꾼 것이라고 짐작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수혈론」에 부정적이다. 『갑자기 웬 피타령?』하며 정치에 만정이 떨어졌다는 이도 있다. 김대통령은 「사람」을 「피」라고 비유한 것일뿐 국민들의 그런 정서적 반응까지는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수혈론」은 『국민회의가 빈혈증임을 자인하는 것 아니냐』, 「젊은 피」는 『70대인 정계지도자들의 열등감 발로가 아니냐』고 비꼬는 사람들도 보았다. 『인위적인 수혈처럼 정계개편을 언제까지 그렇게 인위적인 사람 끌어모으기로 할 것이냐』고 개탄하는 이도 만났다. 곰곰 따져 보면 「수혈론」은 부정적 측면이 많다. 아마도 기업은 40대 이상을 몰아내기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무기를 발견하기 힘들 것이다. 평생직장이 될 줄 알고 회사에 몸 바쳐 일하다가 갑자기 내몰린 40대 이상에게 이 말은 또 얼마나 큰 상처를 줄 것인가.

내년에 대선을 치르는 미국에서도 참신한 새 인물 끌어안기가 화제이다. 고어와 부시 선거진영에 누가 새로 가세했는가(add)가 언론에서도, 그들의 홈페이지에서도 화제의 초점이다. 정치란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유능한 인물 확보가 정책개발도, 당선보장도 좌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누가 수혈되었다는 표현은 볼 수 없다.

대통령의 말은 힘이 세다. 한 번 쏟아지면 주위사람들은 그대로 실천하려 들고 국민들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대통령의 공적 발언은 훨씬 신중해야 한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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