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병장인데 내가 「아저씨」라고 불러 기분 나쁘지 않아요』『할 수 없지…. 이등병때부터 나도 그랬으니까』국방부 A과에서 근무하는 고참병장과 신참 이등병이 나눈 대화내용이다.
90년대 중반부터 신세대 사병들간에 통용되기 시작한 「아저씨」가 이제 전 후방은 물론 군의 핵심인 국방부와 각군본부까지 거의 점령, 군지휘부의 골치거리로 등장했다.
물론 아직도 소속 중대가 같으면 「상급자에게 성과 계급, 또는 직명 다음에 「님」의 존칭을 붙인다」는 국군병영생활규정에 따라 깍듯이 고참대우를 한다. 하지만 중대만 다르면 상·하급자에 관계없이 서로를 「아저씨」로 부르고 거수경례를 주고 받는 일도 사라졌다.
특히 수송, 본부, 시설등 다른 중대에 배속된 사병들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국방부와 각군본부에서는 사병 계급이 실종되고 「아저씨」만 있을 뿐이다. 보다 못한 장교들이 『군대에는 아저씨란 호칭은 없다』고 군기를 잡지만 그때뿐이다.
국방부의 A이등병은 『전입왔을때 타중대 고참에게 경례를 하고 「님」자를 붙여 불렀다가 호되게 혼이 나고 부터 「아저씨」로 부르고 있다』고 실토했다.
또 계룡대 수송대대에서 해·공군과 함께 근무하는 육군 C병장은 『고참병들이 모여 같은 내무반을 쓰긴 하지만 그냥 「아저씨」로 부르기로 하고 후배들에게도 지시했다』고 말했다.
기무부대의 한 장교는 『간섭을 싫어하고 다른 중대에 기죽지 않겠다는 신세대 의식때문에 아저씨란 호칭이 급속히 확산됐다』며 『사병들간의 마찰요인이 될 수 있어 각군에 시정지시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덕상기자 jfur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