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2세 모로코 국왕의 사망으로 왕위를 승계한 시디 모하메드(35) 왕세자는 「준비된」 지도자다. 63년 하산 2세의 2남 3녀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코흘리개 시절부터 왕립학교에서 집중 교육을 받는 등 엄격한「통치 수업」을 쌓아 왔다.85년 군최고사령관인 부왕의 뒤를 이어 군 서열 2위에 올랐고 93년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브뤼셀에서 당시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던 자크 들로르 밑에서 몇달간 근무했다. 최근 몇년간은 주요 대외 업무를 관장하면서 부왕을 대신해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등 왕위계승을 준비해 왔다.
걸림돌은 그가 아직 미혼이라는 점. 이슬람 알라위파의 전통은 미혼자의 왕위 계승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산 2세도 61년 갑작스럽게 왕위를 계승할 때 비밀리에 서둘러 결혼한 적이 있다.
모하메드는 앞으로 국가의 안정을 바탕으로 동·서 진영간 교량 역할을 해온 기존 외교노선을 견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일부 개혁파들은 그가 사망한 부왕 보다 더욱 과감한 민주화 조치와 근대화를 추진하기를 희망하고 있어 정치적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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