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퇴설이 나왔으니 용퇴해야 겠네요』8월초 서울시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고건(高建)시장에게 구두로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삼성출신」 이필곤(李弼坤)행정1부시장은 23일 사퇴여부를 묻는 질문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시정(市政)에 경영마인드를 불어넣고, 구조조정의 틀이 마련되는 등 할 일은 다한 것 같다』며 『아직 정식 사퇴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시장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이부시장의 사퇴 표명은 예견됐다. 그는 지난해 7월 취임이후 줄곧 『시의 구조조정을 마무리 할 때까지 1년만 일하겠다』고 말해왔다.
내심은 자신이 위원장인 시정개혁위가 해산하는 9월말을 사퇴 시점으로 잡았던 것 같다. 그러나 1∼2주전부터 주변에서 「이방인」인 그를 대신할 후임이 거론되자 스스로 사퇴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정통 삼성맨인 그는 삼성 중국본사 회장으로 재직중 부시장에 발탁된 뒤, 복마전 서울시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그는 튀지 않는 스타일로 구조조정을 주도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변화를 싫어하는 공무원들의 뿌리깊은 보신주의와 텃세 때문에 「이방인」이라는 눈치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이 부시장이 「구조조정의 악역」을 맡고 「팽(烹)」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필곤 부시장과 함께 「고건호(號)」에 탑승했던 신계륜(申溪輪)정무부시장은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회의 성북을 전 지구당위원장인 그는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될 때 정계에 복귀할 예정』이라며 『그 시점은 이르면 10월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를 떠나면 곧장 성북을 지구당을 맡아 내년4월 총선을 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수기자 jslee@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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