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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창원 수사 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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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창원 수사 미흡하다

입력
1999.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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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수 신창원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검거 일주일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경찰은 신창원이 탈옥후 전국을 누비며 97건의 강·절도, 강간 등의 사건을 저질렀으며 피해액은 4억8,769만여원이라고 발표했다. 또 13건에 대해서는 추가로 수사중이라고 밝혔다.교도소를 탈주한 범인이 2년6개월동안 벌인 강력사건에 대한 수사치고는 졸속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김명수 수사본부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킨 사건』이라고 이 사건을 규정했다. 그렇다면 시간을 갖고 치밀한 수사를 펴서 그가 저질러온 사건들을 속속들이 밝혔어야 옳다. 그러나 수사결과는 전혀 딴판이어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신창원 검거 직후 경찰은 신창원의 범행건수가 많으면 200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발표건수는 100건이 채 못된다. 피해액도 당초 어림잡았던 5억4,000여만원에 훨씬 못미친다. 여기에는 청담동 인질강도사건 피해액 2억9,000만원과 한남동 절도사건 피해액 1,000만원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어서 규모를 상상할 수 가 있다.

이밖에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은 장물이 전체의 절반인 99점이나 된다니 적당히 건너 뛴 수사라는 비난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경찰이 캐면 캘 수록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자 하루빨리 덮으려 한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사실상 비공개수사나 다름없는 기소후 구류신문 과정에서 여론의 눈을 피해 수사하려는 속셈이 아닌가 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수사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검거전 동거했던 여자들의 진술이나 일기장 내용 등을 근거로 신창원을 추궁해 얻어낸 것이 대부분이다. 신창원의 범죄를 확실하게 캐기 위해서는 탈옥이후 날짜별 행적을 낱낱이 밝혀낸 후 출현지역에서 피해신고를 다시 받아 확인하는 것이 상식이다.

특히 신창원의 도주과정에서 경찰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는데도 뼈를 깎는 반성이 보이지 않아 더욱 안타깝다. 경찰은 2년6개월동안 연인원 70만명을 동원하고도 해결하지 못하다 주민의 신고로 겨우 범인을 검거했다. 경기경찰청 형사기동대소속 김모경장은 신창원의 은신처에서 잠복근무중 동거녀를 성폭행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또 경찰은 11차례나 신창원을 잡을 수 있었는데 놓쳤고, 일부 경찰서는 주민신고를 은폐하거나 허위보고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우리는 신창원 검거후 경찰에 철저한 자기 개혁을 주문했다. 치부를 낱낱이 드러내 책임 소재를 가리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경찰로 다시 태어나라고 촉구했다. 신창원수사를 지금 상태로 미봉하려 한다면 경찰의 미래는 캄캄하다. 다시 한번 공개적인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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