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가 23일 신당 창당을 선언하자 정치권에서는 『그러면 자민련과의 합당은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이 강하게 제기됐다. 여권 핵심부 인사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에 대한 결론은 『지금 당장 추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포기한 것도 아니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구체적으로는 『신진인사 영입과 병행해 합당의 기회도 모색, 적절한 정치상황이 조성되면 연내에 이를 이뤄낸 뒤 공동여당이 모두 참여하는 신당 창당으로 완결짓는다』는 구상이다.이같은 복안은 이날 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의 기자회견에서도 강하게 시사됐다. 이대행은 『신당 창당에 자민련과의 합동도 포함되느냐』는 물음에 『그 문제를 포함해 양당 8인협의회에서 여러 사항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자민련과의 합당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자민련측의 반발을 의식한 한화갑(韓和甲)총장이 서둘러 『합당 문제는 DJT 청와대 회동에서 하지 않기로 결론났다』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이대행은 『두 당이 서로 통하고 의기투합하면 좋은 일이다. 연애하다 손을 잡게 되면 그 다음에는 어깨에 손도 올려놓고 관계가 더 진전될 수도 있는 게 아니냐』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같은 이대행의 합당 불씨 살리기는 18일 김종필(金鍾泌)총리에게 『정계개편에 앞서 두 당이 먼저 합치자』고 제안했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심중을 읽은 결과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김대통령도 22일 광양에서 『합당을 하지 않는 것은 자민련의 권리』라고만 말했을 뿐 합당 포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따라서 국민회의는 새로운 피 수혈과 동시에 자민련측에게 『합당을 해야 내년 총선에서 안정의석을 확보할 있다』는 점을 집요하게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합공천 지분 등 총선과 관련한 골치거리들이 현실화하면 양당 사이에 자연스럽게 합당 문제가 다시 부각될 개연성도 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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