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그린벨트' 들러리 선 환경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그린벨트' 들러리 선 환경부

입력
1999.07.24 00:00
0 0

건설교통부가 그린벨트 해제방침을 공식발표한 22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 환경부 기자실. 이례적인 정책설명회가 열렸다. 건교부 정락형(鄭樂亨)주택도시국장이 환경부 기자실로 달려와 「해제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의식한 듯, 환경부 고위관계자들이 「배석」했다.건교부가 환경부를 「장악」한 동안, 환경부 관계자들은 굳은 표정 속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환경부 고위인사는 설명회 후 『답답하다. 환경부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매우 씁쓸하다』고 목소리를 죽였다.

논란 속에 뚜껑이 열린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방침은 건교부 입장이 그대로 반영됐다. 부처간 업무협의의 중요한 한 축인 환경부는 무엇을 협의했는가. 한마디로 「환경부는 없었다」.

그린벨트 조정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제도개선협의회의 일원으로 의자를 메워 건교부에 조연(助演)을 한 것이 고작이다. 환경부의 공식입장 한번 밝힌 적이 없다. 환경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조차 없었다.

건교부와 환경부는 상반된 입장을 취해야할 경우가 많다. 한쪽은 개발과 성장, 다른 한쪽은 환경보호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린벨트 해제는 그 잘잘못이 당장 평가되는 것이 아니며, 시간이 흘러봐야 공과(功過)가 드러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환경과 직결된 정책결정이 환경보호형 부처의 「수수방관」 속에 개발주도형 부처의 목소리만 담겨 진행된 과정은 매우 위험스러워 보인다. 견제와 균형을 유지해 온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된 점이 환란(換亂) 단초 중 하나라는 지적을 음미해야 한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