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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팀순방] 부산고 야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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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팀순방] 부산고 야구팀

입력
1999.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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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팀은 이름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선배들이 세운 전통도 후배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없다면 세월속에 사그라질 뿐이죠』. 부산고 야구부 조성옥감독은 이 한마디로 명문팀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국가대표에서 프로야구 롯데의 스타, 그리고 부산고 야구부 사령탑. 지금 그는 「야구명가」부산고 중흥의 견인차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지난해 감독을 맡으면서 부산고 야구부가 다시 야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47년 창단한 부산고 야구부는 그동안 유명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하며 숱한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배출스타만도 현재 롯데 자이언츠 코치로 있는 양상문과 김민호를 비롯, 박동희 강상수 염종석 마해영 김대익 김태균 진갑용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현역 프로선수들이 즐비하다. 또 최근 미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 진출한 백차승도 부산고 야구부출신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조성옥감독 부임전 수년동안은 부산고 야구부의 침체기였다. 라이벌 경남고 야구부에 우수선수들이 몰리는 바람에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것. 그러나 지난해부터 비상을 시작, 청룡기대회에서 4강에 들더니 급기야 올해는 대통령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승은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는 법. 명가 부흥의 뒤에는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 못지않게 감독의 세심한 배려와 정성이 담겨 있다.

『집중력이 없으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집중력이 부족할 때 에러도 하게 되고 본헤드플레이가 나오는 것입니다』. 조성옥감독은 선수들이 산만해보일때 가차없이 혼을 낸다. 얼차례는 당연. 집중력이 없을때 승리는 커녕 연습때 실력도 늘지 않는다는 것이 지론이다. 때문에 「야구 생각을 많이 해라.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메모하고 궁리하라」고 선수들에게 수시로 되뇐다. 처음 감독에 부임했을 때 보이던 선수들의 느슨하고 흐트러진 모습이 지금 80%는 해소됐다는 것이 그의 자평.

특히 조성옥감독이 남모르게 신경쓰는 것 중의 하나는 선수들간의 구타나 얼차례예방. 『선배들이 감독 몰래 후배들을 때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때 맞은 선수들이 부상당하기 쉽다』는 것이 조성옥감독의 경험담이다. 그래서 항상 선수들간의 분위기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본다. 선수들과 함께 목욕을 하며 다친 상처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조성옥감독의 노하우. 구타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선수는 더 이상 야구를 시키지 않는다는 선언도 했다.

조성옥감독은 『명문고가 명문팀을 만든다』고 선수들에게 항상 주지시킨다. 학생답게 복장단정하고 예의바른 행동이 운동선수로서 실력을 키울 수 있고 나아가 팀분위기도 살린다는 믿음때문 에서이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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