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은 최민수(37)의 영화가 됐다. 예전처럼 영화가 그의 원맨쇼처럼 끌려가거나, 그의 지나친 긴장과 무게에 짓눌려버린 그런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최민수 영화중 최고작』이란 소리가 나올만큼 「유령」은 그에 의해 「긴장과 리듬」을 놓치지 않았다. 극단적 국수주의자 202란 인물과 그의 강한 남성적 이미지가 함장을 살해하는 시점부터 기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그냥 주어진 길만 가는 편한 영화는 아니었다. 맡은 인물에 배우 스스로 명분과 가치를 찾아야만 연기가 가능했다』.그는 국제정세 관련 책을 보며 「만약 우리가 핵무기를 가진다면」이라는 가정을 해봤다. 현실은 당연히 강대국이 그것을 없앨 것이다. 그런 안타까움과 한(恨)을 그는 폭발시켰다. 전체 공간의 70%를 차지하는 잠수함 사령실에서의 4번에 걸친 그의 광기에 가까운 감정변화는 그래서 더욱 강렬했다. 『촬영현장 조건도 중요했다. 하나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가 배우의 감정을 흐트리지 않았고, 약점까지 보완해 주었다』
그도 변했다. 그동안 「건방진 모습」으로 해석됐던 지나친 「무거움」도 털어버렸다. 다른 사람과의 연기균형, 역할분담이 오히려 자기를 빛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은 「유령」에서 기타의 조율사가 되고 멜로디는 정우성에 맡겼다. 『이제는 스타보다는 연기자, 「최민수의 영화」보다는 「영화 속의 최민수」가 더 소중하다』며 밝은 표정을 짓는 최민수. 그냥 해보는 소리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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