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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절벽과 파도에 포위된 절경,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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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절벽과 파도에 포위된 절경, 울릉도

입력
199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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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웅 붕-」. 유람선의 고동소리가 울리면 방파제에 앉아있던 수백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일제히 솟구쳐 오른다. 포말을 남기며 도동항을 벗어나는 유람선을 따라 갈매기떼는 배에 지붕을 씌우듯 하얗게 비행을 시작한다. 사람이 두렵지 않은 이들은 손이 닿을 지척까지 다가온다. 유람선승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부스러기를 먹기위해서이다.마치 직선타구를 잡아내는 야구선수처럼 승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부스러기를 공중에서 입으로 낚아채는 묘기에 탄성이 터져나온다. 갈매기의 「간식비행」은 유람선이 울릉도를 한바퀴 도는 2시간30여분간 지칠줄 모르고 이어진다.

울릉도 여행은 신비한 체험이다. 깎아지른 돌비탈에 어떻게 사람이 살게 됐을까? 온통 절벽과 파도로 둘러싸인 섬에 도착할 때부터 여행객의 마음에는 이국의 정취와 궁금증이 가득하다. 험한 지형 덕분에 울릉도의 자연은 사람의 손을 덜 탄 채 아직 원시의 모습으로 남아있는지도 모른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기암과 절경이 펼쳐지고, 산으로 들면 길 바깥으로 한걸음 내딛기 힘들 정도의 원시림이다.

울릉도를 만끽하는 여행코스는 크게 3가지.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섬 일주, 유람선을 이용한 해안 일주, 성인봉 등반 등이다. 깔끔하게 일정을 짠다면 2박3일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해안도로 일주는 울릉도의 바닷가 절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코스. 한바퀴 도는 데 택시나 렌터카로 6~8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으면 중간에 1박을 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저동에서 도선을 타고 서북단인 섬목에 도착해 북쪽 해안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더듬기 시작한다. 해안절경이 몰려있는 섬목에서 천부까지는 걷는게 좋다. 태하에서는 하룻밤 머물면서 반드시 절벽바위인 대풍감을 찾아야 후회가 없다. 이튿날은 태하령을 넘어 도동으로 돌아오는 길. 남양에서부터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어디서든 세워서 타면 된다.

도동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편안하게 섬을 한바퀴 도는 유람선 일주는 울릉도의 진짜 절경인 해안절벽과 크고작은 섬들을 감상할수 있는 코스. 울릉도 제1경이라는 공암(孔岩·일명 코끼리바위)을 비롯해 만물상, 관음굴등을 볼 수 있다. 과자 한봉지를 꼭 준비하도록.

성인봉은 등산마니아에게 유혹적인 산. 983㎙로 1,000m가 채 안되지만 얕잡아보면 큰 코 다친다. 거의 해발부터 시작하는데다 화산봉우리의 가파른 고개는 숨을 턱턱 막는다. 도동과 나리분지 두 곳에서 오를 수 있지만 섬내 유일한 벌판인 나리분지를 거치는 것이 낫다. 왕복 4~5시간. 울릉도에서 가장 큰 봉래폭포를 구경하려면 도동이나 저동에서 따로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편하다. 사철 섭씨 4도의 바람이 돌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연에어콘에서 땀을 식힐 수 있다.

모두 번거롭다면 해안의 작은 마을로 찾아들면 된다. 아담한 민박집에서 여장을 풀고 갈매기와 벗하며 낚싯대를 드리우면 온갖 시름이 파도에 부서진다. 「국토의 막내」 울릉도는 동해의 먼 바다에서 아름답게 반짝거리고 있다.

/울릉=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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