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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맥] 한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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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맥] 한글학회

입력
199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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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와 격동의 시대를 거쳐 91년간 우리말과 글의 파수꾼 역할을 해온 한글학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이 학회 덕분에 오늘날 한글이 존재할 수 있었다.학회를 이끌어온 인물은 주시경(周時經·1876~1914)_최현배(崔鉉培·1894~1970)_허웅(許雄)씨. 주시경은 학회설립자이고 최현배는 한글의 토대를 마련해 대중화했으며 현 이사장인 허웅씨는 언어학 이론을 토대로 우리말과 글을 풍부하게 가꾸고 있다.

한글학회 탄생은 1908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독립운동의 방편으로 한글운동을 생각한 주시경은 그의 국어강습소 수강생을 중심으로 국어연구학회를 조직했다. 국어연구학회는 뒤에 조선어연구회(1921년) 조선어학회(1931년) 한글학회(49년)로 바뀐다. 출범 당시 주도적 인물은 초대회장이었던 김정진(金廷鎭)과 후일 연안파 공산주의자의 거두가 되는 김두봉(金枓奉·이상 작고)이었다.

주시경의 죽음과 김두봉의 상하이(上海)행으로 1915년부터 휴면상태에 들어간 학회는 1921년 재건된다. 이 때부터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 전까지 21년간 한글 기본토대의 대부분이 이룩됐다. 1926년 한글날, 1933년 맞춤법통일안, 1941년 외래어표기법통일안 제정 등 다양한 성과물이 나왔다. 이를 주도한 인물은 연희전문 교수였던 최현배였고 연희전문 교수 김윤경(金允經)과 조선일보 문화부장 장지영(張志暎·이상 작고)이 도왔다. 독일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극로(李克魯), 김천고보교사 정열모(鄭烈模), 이화여전교수 이희승(李熙昇), 경신고교사 이윤재(李允宰), 국어학자 한징(韓澄·이상 작고) 등도 힘을 보탰다. 이극로와 정열모는 해방후 월북, 북한 한글전용화(문화어운동)를 주도했고 이윤재와 한징은 조선어학회사건으로 투옥됐다가 형무소에서 숨졌다.

조선어학회사건으로 중단됐던 학회활동은 해방후 감옥에서 나온 최현배와 김윤경 장지영 이희승 등에 의해 재개했다. 당시 서울대교수 이숭녕(李崇寧) 방종현(方鍾鉉), 고려대교수 김형규(金亨奎·이상 작고)도 학회에 합류했다. 45년부터 70년까지 학회는 교과서편찬이나 일본어추방운동을 통해 이미 형성된 한글의 기본토대를 일반에게 보급해 나갔다.

70년 최현배 타계뒤 서울대교수였던 허웅씨가 이사장직을 물려받았다. 이현복(李炫馥)서울대교수, 김석득(金錫得)전연세대 부총장, 김계곤(金桂坤)전 인천교대교수 등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는 3명의 원로학자를 비롯해 이강로(李江魯)전 단국대교수, 김승곤(金昇坤)전 건국대 부총장, 배해수(裵解銖)고려대교수, 김차균(金次均)충남대교수, 김종택(金宗澤)경북대교수, 김영송(金永松)전 부산대교수, 이돈주(李敦柱)전남대교수 등이 새롭게 중심세력이 됐다.

이현복교수는 서구의 음성학을 도입했고 배해수교수는 독일 바이스게르브의 언어학이론을 이용해 우리말에 숨어 있는 민족정신을 읽어냈다. 이들은 또 남광우(南廣祐)전 중앙대교수와 50년대말 학회를 나간 이희승씨의 한글혼용론 및 한자교육강화 주장에 맞서 한글전용론을 고수하고 있다. 허웅씨는 한글전용촉진을 위해 헌법을 순우리말로 고치자는 제의까지 했다.

90년대 들어 학회가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분야가 바로 남북한 언어통일이다. 91년 「북한언어학 학술회의」개최는 이런 노력의 시작이었다. 여기서 김차균교수는 북한의 언어연구가 비록 폐쇄적이지만 국어의 우수성을 발견하는데 이바지했다는 주제발표로 관심을 끌었다. 이현복교수도 남북언어교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다양한 논문을 내놓았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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