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을 방불케하는 사이버전쟁을 치렀습니다』베트남이 공개입찰한 금융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을 최근 따낸 현대정보기술의 표삼수(46·)사장은 이번 공개경쟁을 「사이버 월남전」이라고 표현했다. 이 사업은 수주액이 1억2,000만달러에 이르는 초대형프로젝트로 미국의 유니시스, 일본의 후 쯔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업체들을 비롯해 삼성, LG 등 국내기업들이 모두 달라붙어 일대 혈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전체 금융권을 전산망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이 사업은 첨단기술의 집약체여서 수주하는 업체는 기업자체는 물론이고 국위를 떨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를 위해 표사장을 비롯한 현대정보기술의 기획팀은 97년부터 2년동안 서울 계동의 현대그룹빌딩근처에 있는 오피스텔을 하나 빌려 「우리는 그곳에 가고 싶다」라는 프로젝트명을 문에 써 붙이고 합숙에 가까운 준비를 해왔다.
『베트남은 길거리에 현금입출금기가 없습니다. 아직도 은행에서 입출금업무를 전산처리가 아닌 장부에 손으로 기입하고 있으며 중앙은행과 시중은행들의 전산업무는 100% 수작업입니다』
표사장은 『올해초 베트남의 부총리일행이 한국의 금융전산시스템을 돌아보고 다녀간 뒤 현대를 공사업체로 선정했다』며 『무엇보다 국내 금융전산환경이 선진국을 누를 만큼 앞서있다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다음달부터 시작해 총 28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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