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파문」이 이틀째 주식시장등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대우그룹의 구조조정안에 대한 실망매물로 전날 26포인트 하락한데 이어 21일에도 한때 950선이 깨지는 폭락장세가 이어졌다. 은행권은 「대우 여신」이 정상여신에서 워크아웃여신으로 전락하게돼 대손충당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으며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도 이날 ㈜대우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려 대우여신이 많은 은행권을 긴장시키고 있다.◆해외부채 태풍의 눈 금융권은 대우의 해외부채가 어느 정도 규모이며 어떤 식으로 정리되느냐가 「대우 파장」의 강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있다. 대우측은 지난해말현재 해외부채가 80억달러(9조6,000억원)가량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우는 이들 해외부채중 70%가량이 해외사업장 부채이고 나머지 30%가 국내 계열사가 국내에서 차입한 부채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대우의 해외부채가 80억달러를 훨씬 초과할 가능성도 배제하지않고 있다. 정부도 최근 대우문제 처리에 앞서 대우의 해외부채 규모를 파악하려했으나 포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대우의 해외부채는 현지에서 해결해야한다』는 방침을 밝혀 국내 자금으로 해외부채를 갚지못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대우 해외법인들이 해외부채를 상환할 길이 막혀 부도를 낼 경우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급락 대우그룹 구조조정안이 이틀째 주식시장의 악재로 작용, 주가가 급락세를 면치못했다. 대우그룹 계열사 주가는 전날에 이어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연말시한까지 대우그룹의 구조조정안 이행 가능성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 증시가 얼어붙고 있다. 증시 전문가는 『대우그룹 구조조정안이 채권단에 새로운 부채부담을 주고 대우계열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처리를 둘러싸고 금융시장의 혼란이 일어날 수 있어 악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대우문제와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감, 중국 국가신용등급 하락등 복합악재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증시분석가들사이엔 대우문제가 연말까지 순조롭게 해결되지않아 국가신인도마저 하락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하지않는 비관론이 만만치않아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은행권 대손충당금 비상 은행권은 올회계연도부터 강화하는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에 따라 대우그룹 여신이 정상여신에서 「워크아웃여신」으로 떨어지게돼 어렵게 올려놓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다시 떨어질 처지에 놓였다. 이때문에 하나·한미은행은 벌써부터 대우그룹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쌓기에 나섰다. 그러나 외환 제일 한빛 조흥은행등 대우그룹 여신이 2조원대 규모인 은행들은 대우그룹 여신 처리에 골머리를 앓게될 전망이다. 외환 제일 한빛 조흥은행등은 대우그룹의 자산매각이나 부채상환이 큰 진전이 없을 경우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그룹 여신은 현행 금융감독원 기준에 따라 정상여신으로 분류, 0.5%의 충당금만 쌓으면 됐으나 새 여신건전성 분류기준이 도입되면 요주의 이하 여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해외신인도 하락 조짐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는 20일 대우그룹의 주력사로 그룹전체 신용등급을 반영해온 ㈜대우의 선순위 무담보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조정하고 긍정적 관찰대상에서 제외했다. 피치IBCA는 대우가 6개월동안 부채상환을 연장받았으나 부채상환 부담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피치IBCA의 대우평가등급 하향조정이 자칫 대우여신이 많은 국내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이어지지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우의 해외부채 상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가신인도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유승호기자
sh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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